[생활·실용] 소렌스탐의 파워골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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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스탐의 파워골프
원제 Golf Annika’s Way
아니카 소렌스탐 지음, 현윤진 옮김
넥서스북스, 288쪽, 3만8000원

한국의 여성 골퍼들은 불운하다. 하필 꺾이지 않는 강철 같은 의지의 소유자 아니카 소렌스탐과 동시대에 태어나 경기하게 됐을까. 박세리가 입버릇처럼 “2인자 생활이 지겹다”고 말하다가 슬럼프에 빠진 것이나 박지은이 올해 2위 징크스에 시달리는 것은 여자골프 사상 최고의 선수인 소렌스탐 탓일 것이다. 만약 소렌스탐이 없었다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무대는 어땠을까.

한국인의 시각에서는 얄밉지만 한편으로는 존경스러운 소렌스탐이 자신의 성장과정과 골프의 노하우를 공개한 책이 『소렌스탐의 파워골프』다. 평범한 테니스 선수에서 그다지 뛰어나지 못했던 주니어 골퍼로, 여기서 ‘골프 여제’로 도약하는 과정이 잘 정리돼 있다. 모자 챙엔 ‘두려움에 맞서자’라고 적어 놓고 최종 목표인 매 홀 버디(54타)를 이루기 위해 ‘54’를 새겨 넣은 헤드 커버를 쓰는 그의 의지도 엿볼 수 있다. ‘근사한 파스타 요리를 만들고 나면 놓친 퍼트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지울 수 있었다’는 여제의 여성적인 면모도 눈에 띈다.

골프 레슨서로도 훌륭하다. 그립에서 풀스윙, 쇼트게임까지 소렌스탐이 수백 장의 사진에 직접 모델로 등장해 어렵기만 한 골프를 쉽게 설명했다. 특히 임팩트시 공을 전혀 보지 않는(헤드업) 등 정통이론에서 벗어난 소렌스탐의 골프가 왜 효과적인지 이 책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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