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700서비스 광고 '짜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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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김진규(46 ·회사원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씨는 최근 ‘700-28xx’이라고 적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전화를 걸어보니 ‘원하는 여성 타입’을 번호로 선택하도록 했다. 2분 정도 따라하다 회원으로 가입하라는 멘트에 전화를 끊었다.

김씨는 “최근 들어 매일같이 700서비스 메시지를 받고 있다”며 “매일 다른 번호여서 궁금해 전화를 걸면 쓸데 없는 내용만 나오고 비싼 통화비만 허비했다”고 불평했다.

휴대폰 가입자들이 700서비스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광고 문자메시지가 시도 때도 없이 들어오기 때문이다.생활정보라기 보다 불건전한 내용이 많고,전화를 걸다보면 비싼 전화요금만 날리기 일쑤다.

휴대폰 가입자들에 따르면 700서비스 문자 메시지자 거의 매일 한 건 이상씩 들어온다.

‘당첨을 축하합니다’

‘음악엽서가 도착했습니다’등 호기심을 자극,전화를 걸도록 유혹하는 내용들이 많다.

그러나 대부분 ‘이성교제’‘아름다운 미시족 소개’‘채팅’등이 흘러나온다.

이들 내용을 모두 듣는 데 2∼3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가입자들은 소득도 없이 3초당 1백원씩의 요금을 물어야 한다.한번 전화에 몇천원이 그냥 날아가는 셈이다.

또 한밤중 ·새벽을 가리지 않고 문자메시지 알림소리가 울리는 탓에 잠을 설치고 가족들에게 괜한 의심을 받기도 한다.

김모(45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씨는 “자다가 놀라 깬 적도 있고 ‘미팅’이란 문자가 찍혀 아내에게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모르겠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 업체들은 휴대폰 가입자들의 전화번호를 인터넷 사이트나 이동통신 홈페이지 등에서 알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700서비스의 승인과 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콘텐츠사업연합회가 전국적으로 8천여개에 이르는 서비스를 규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미풍양속에 어긋나는 내용일 경우 한국통신에 중지요청을 하지만 15명이 모니터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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