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 '영재교육'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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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좋은 소질을 갖고 있다고 해 그것이 저절로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갖고 있는 소질을 제때에 찾아내 키워야 한다. "

북한 당기관지 노동신문이 새학기 첫날인 지난 1일 교육 특집기사 '재능의 싹을 피우려면' 에서 강조한 대목이다.

북한은 요즘 조기 영재교육의 중요성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이 신문은 '교육의 질을 높이자' 는 기사에서도 "제1고등중학교들에서 더 많은 수재들이 나오게 해야 한다" 며 "콤퓨터 수재양성 기지들이 은(효력)이 나게 하며 수학과 생물학 분야의 재능있는 인재 양성에도 힘을 넣어야 한다" 고 역설했다.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조기 영재교육을 자본주의의 반동교육으로 비난하던 북한이 80년대 초부터 태도를 1백80도 바꾼 것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金위원장은 82년 5월 '수재 속성 교육방침' 을 하달하고 84년 7월에는 영재교육의 법적 기틀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가 내려진 두달 후 첫 영재 육성학교인 '평양제1고등중학교' 가 설립되고 수학.물리 등 자연과학에 소질있는 우수학생들을 이곳에서 교육시키기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청진.함흥 등 전국의 각 도 및 직할시에도 영재학교가 하나씩 설립됐고, 99년 3월에는 이를 각 시.군으로 확대했다.

북한은 이들 학교에 김일성종합대학.김책공업대학 등 우수대학 출신 교사들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학급당 학생수는 일반학교의 50여명과 달리 25명 안팎이며 교과서.참고서 등도 별도의 영재용을 제작해 보급한다.

대표적인 영재학교인 금성제1.2고등중학교의 경우 기숙사 방마다 컬러TV.냉장고.보온병 등을 갖춰주고 학생 전원에게 최신 컴퓨터를 지급하는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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