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남아 지역 다시 조류독감 경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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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조류독감 경보가 다시 내려졌다. 조류독감은 올 들어 중국.베트남.태국 등에서 발생해 가축과 사람까지 감염시킨 신종 전염병이다.

대만의 중국시보(中國時報)는 28일 "태국의 한 남성이 조류독감에 감염된 매 두마리를 몰래 들고 여객기를 탄 사실이 드러나 위생당국이 당시 승객들의 상태를 확인 중"이라고 보도했다.

여객기는 지난 17일 밤 타이베이(臺北)를 출발해 방콕을 거쳐 오스트리아 빈으로 갔다. 이 남성은 매를 가지고 오스트리아에서 벨기에로 넘어가려다 세관 당국에 적발됐으나 본인은 조류독감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뉴질랜드에선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변종인 H3N2가 확산돼 비상이 걸렸다. 뉴질랜드산 축산물을 많이 수입하는 홍콩의 위생당국은 "변종 바이러스가 홍콩에 유입됐는지, 기존의 조류독감 예방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선 지난해 창궐했던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을 경계하고 있는 가운데 조류독감 예방조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왕룽더(王龍德)위생부 부부장은 "조류독감 발생 신고 제도와 함께 닭.오리 시장에 대한 조사.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며 "조류독감은 전염력이 사스보다 강해 위험성도 더 크다"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올 들어 광범위한 지역으로 퍼진 데다 돼지.고양이까지 감염시켜 변종을 계속하고 있다"며 "각국이 감시.방역 활동을 체계적으로 하지 못할 경우 30년마다 한번씩 발생하는 대(大)전염병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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