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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남 법무-조두순 ‘철창 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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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 어떻게 지내십니까?”(이귀남 법무부 장관)

“….”(조두순)

“반성하십니까?”(이 장관)

“제가 잘못했습니다. 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조두순)

이귀남 법무장관이 16일 경북 청송의 청송제2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인 조두순을 만났다. 조는 2008년 당시 여덟 살이던 여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 장관은 이날 청송지역 내 4개 교정시설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조두순의 독방 앞에서 창살을 사이에 두고 짧은 대화를 나눴다. 이는 당초 예정에 없던 것이었다. 김강욱 법무부 대변인은 “이 장관이 김길태 사건을 계기로 중범죄자의 수용과 교정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대표적인 성폭행범인) 조두순을 만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교도소 사무실 폐쇄회로(CC)TV를 통해서도 볼 수 있었다.

조는 당시 성경책을 읽고 있었다. 그가 수용된 독방의 넓이는 5.43㎡(1.63평). 방에는 CCTV가 설치돼 24시간 감시를 받는다. 자살·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벽에는 스티로폼과 합판을 덧댔고, 책상도 나무가 아닌 종이로 만들어졌다. 조는 지난해 10월 안양교도소에서 이곳으로 옮겨졌다. TV 시청이 금지되고, 운동 등을 위해 독방 밖으로 나갈 때는 수갑을 찬 채 교도관 2명 이상의 감시를 받는다. 세 단계의 감시 방법 가운데 가장 엄격한 조치다.

◆‘교도소 중의 교도소’=청송 제2교도소의 별칭이다. 이곳은 장기형을 선고받은 중범죄 수형자와 교정시설에서 상습적인 폭행·난동을 일으키거나 도주 전력이 있는 사람을 수용하는 중경비시설이다. 1993년 7월 ‘범죄와의 전쟁’ 때 조직폭력·마약류 사범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관측초소에 올라가서 본 제2교도소의 전경은 요새와 같았다. 광덕산의 가파른 절벽이 교도소 뒤편을 병풍처럼 감쌌고, 서시천·반변천이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다. 외지로 나가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담장의 높이는 6m가 넘고, 곳곳에 CCTV·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감청기 등이 설치돼 있다.

844개 수용실 가운데 독방이 754개다. 방 사이에 빈방도 만들었다. 대부분의 수용자는 식사와 목욕, 종교생활도 개인별로 한다. 실외운동도 사방이 막힌 18㎡가량의 부채꼴 모양의 1인용 운동장에서 혼자 해야 한다. 폭행·난동·자해·도주 등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이 장관은 “예전에는 말썽을 피우고 규율을 저해할 때 이곳으로 옮겨왔지만, 앞으로는 흉악범들을 곧바로 여기에 수용하도록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김길태의 경우 형이 선고되면 청송 제2교도소에 수용될 가능성이 크다. 수용자 중엔 신창원도 있다.

청송=홍혜진 기자


청송 제2교도소는

▶위치 : 경북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연혁 : 1993년 7월 ‘범죄와의 전쟁’ 일환으로 조직폭력 등 중범죄 수형자를 수용하기 위해 설치

▶역할 : 장기형 중범죄자와 상습적으로 폭행·난동을 일으키거나 도주 전력이 있는 사람 수용

▶시설 : 17만5550㎡ 10개 동 844개 수용실(독거실 754개). 일부 독방엔 폐쇄회로(CC)TV 설치. 방 사이에 빈방 두고 독방에는 자살·자해 방지용 스티로폼과 합판을 벽에 덧대

▶수용자 : 356명(엄중 격리 수용자 82명)

▶청송 제1교도소 : 원래 청송 제1보호감호소로 문을 열었으나 1983년 용도와 이름이 바뀌었다. 중범죄자를 수용하는 제2교도소와 달리 2범 이하 일반 수형자를 수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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