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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넘보는 토론토 뮤지컬 관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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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캐나다 토론토 도심을 가로지르는 킹스트리트 거리. 연일 여행객들을 태운 관광버스로 붐비는 곳이다. 나이아가라폭포와 온타리오 호수, 세계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CN타워 등 볼거리도 많지만 미국과 일본.유럽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은 뮤지컬 '마마 미아' 의 대형 포스터가 내걸린 '로열 알렉산더 시어터' 로 발길을 옮긴다.

'마마 미아' 는 1999년 런던에서 초연돼 브로드웨이에서 대히트를 한 화제작.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는 적어도 1년 이상 기다려야 볼 수 있을 정도로 예약이 밀려 있다. '로열 알렉산더 시어터' 를 찾은 관광객들은 대부분 뉴욕과 런던에서 표를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

이를 뒷받침하듯 전체 관객의 절반 이상이 관광객이다. 요즘엔 '마마 미아' 외에 '라이언 킹' '토니와 티나의 결혼식' 등 브로드웨이 흥행작들이 공연되고 있다.

토론토의 뮤지컬 역사는 길지 않다. 67년 '헤어' 와 70년대 '빨간머리 앤' 으로 시작해 80년대 중반 브로드웨이 뮤지컬 '캐츠' 가 무대에 올려질 때만 해도 뮤지컬 전문극단 없이 비영리단체가 작품을 제작해왔다.

이 도시가 본격적인 뮤지컬시장으로 각광을 받은 것은 90년대 들어서다. 80년대 중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이 할리우드 영화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데 착안한 데이비드 머비시와 거스 드라빈스키 등 극장주들이 뮤지컬 제작을 시작한 것.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등지에서 흥행한 작품들을 일방적으로 수입해 오던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저렴한 이점을 십분 활용해 양질의 작품들을 만들어 미국과 영국 등지에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작품이 토니상 수상작인 '거미여인의 키스' '토미' '쇼보트' 외에 '선셋불러버드' '마이 러브 퍼레이드' '그레이트 밥 포시' 등이다. 브로드웨이 제작사들이 투자해 토론토에서 작품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한 작품을 1년 이상 장기공연하는 시스템 역시 뉴욕.런던과 같다. 뮤지컬산업이 발달하면서 70년대 말 6개에 불과하던 토론토 도심의 연극.뮤지컬 극장은 현재 45개로 늘었다.

머비시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엔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제작자들이 새 작품의 시험무대로 토론토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면서 "90년대 들어 토론토의 뮤지컬산업 발달이 시 관광수입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고 밝혔다.

토론토=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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