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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즐기는 요들송의 매력

중앙일보

입력


“레잇디올 레이요오~레잇디올 레이요오♪” 진성과 가성을 넘나드는 음색이 흥겹다. 반복이 많은 노래가사는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 요들송의 특징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하지만 최근 ‘지붕 뚫고 하이킥’의 황정음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선보이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분당 요들클럽 회원들이 말하는 요들송의 매력에 빠져 보자.

맑고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만나교회 5층 회의실엔 흥겨운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진다. 웃음 소리와 박수 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분당 요들클럽 회원들의 음성이다.

요들은 알프스 지방 목동들에 의해 전해 내려온 민중 노래다. 이러한 요들이 분당지역에 자리잡은 것은 지난 2008년부터다. 모체는 성남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사랑방 클럽의 요들 품앗이 학교였다. 초대 단장인 김원섭씨가 이끌었던 품앗이 학교에는 50여 명이 참가했다. 교육은 12주 간 진행됐다. 이 기간 동안 요들의 매력에 푹 빠진 이들이 모여 그 해 4월 분당 요들클럽을 창단했다. 분당에서 처음이자 유일한 요들클럽이었다. 희소성 때문인지 수지·죽전·광주 지역에서도 회원이 찾아왔다. 현재 요들클럽 등록회원은 90여 명. 이 중 10명 정도가 꾸준히 연습에 참여한다.

창단멤버인 김선천(48이매동)씨는 “어린시절 요들송 가수 김홍철씨가 인기였다”며 “그 기억에 품앗이 학교에 참가했다가 요들의 맑은 소리에 반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요들을 배운 이후 근심·걱정이 많이 줄었다. 대부분의 요들송이 4분의 2박자 폴카 리듬과 3박자 왈츠 리듬으로 듣기만 해도 절로 흥이 나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요들의 아름다운 가사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묘사하고 삶에 감사하는 내용의 노래가사가 그동안 쌓인 때를 씻어주는 느낌마저 들었다.

연령·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것도 요들송의 매력이다. 분당 요들클럽은 20대부터 50대까지 함께 하고 있다. 지난해엔 어린이 요들클럽을 열어 어린이들과도 함께 하고 있다. 어린이 요들클럽에는 4~11세 어린이들이 모인다.

아코디언 연주자인 김세화(33야탑동)씨는 딸 현아(5)와 함께 요들을 배우고 있다. 김씨는 대학시절 요들송 동아리에서 처음 요들을 접했다. 대학 졸업 후 요들을 부를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해 아쉬웠던 차에 분당 요들클럽에 합류했다. 그의 꿈은 가족 요들 음악회를 여는 것이다. “요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어서 2~3대로 이어 내려오는 집이 많아요. 자녀와 취미를 공유한다는 게 멋지지 않나요.”

요들을 통한 나눔 활동에도 열심

흔히 요들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진성과 두성을 교차해서 내는 요들 특유의 음색 때문이다. 하지만 신성봉 단장은 “요들은 성량이 좋거나 음역이 넓은 사람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니다”고 강조한다. “목동들이 일하면서 부르는 노래인데 누구나 쉽고 흥겹게 부를 수 있지 않겠어요. 가식 없이 나를 드러낸다는 마음으로 힘차게 부르면 됩니다.”

요들클럽에 참여한 지 1년 남짓이라는 최영미(47야탑동)씨도 처음 클럽에 나올 때는 망설여졌다. 하지만 막상 배워보니 의외로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었단다. “어렵고 어색할 것 같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직접 해보니 어찌나 신이 나는지. 지금은 요들이 곧 생활이라고 할 수 있죠.”

분당 요들클럽에서 연습하는 노래는 200여 곡. 이 중 70%는 전통 요들송이지만 나머지 30%는 대중가요를 편곡해서 부른다. 겨울이면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기도 한다. 처음 접하는 사람도 즐겁게 부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요들클럽 회원들은 창단 이후 줄곧 지역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성남소망재활원에서 꾸준히 공연을 하는 것 외에 병원·노인복지시설·아동복시지설 등을 찾아 다닌다. 지난해 7월에는 롯데백화점 분당점에서 무료 공연을 하기도 했다. 공연을 위해 스위스 전통의상도 맞췄다.

신 단장은 “국내에서 요들이 인기였던 60년대를 거친 세대들은 향수를, 젊은이들에게는 재미를 주나 봅니다. 흔치 않은 공연이어서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요들을 노래하는 기쁨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어 좋다며 요들을 널리 알릴 기회도 되고요. 언젠가 음악과 다과를 함께 하는 봉사활동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설명]분당 요들클럽 회원들이 어린이 회원들과 함께 연습하고 있다. 이들은 “신나고 경쾌한 요들을 부르다 보면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 / 사진=김진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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