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 “중국서 일류 브랜드 우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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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에 문을 연 신세계 센텀시티점 전경. 센텀시티점은 지난해 6월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등재됐다. 센텀시티점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주요 방문지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그룹의 해외 시장 공략은 그룹 주력인 백화점의 해외 고객 유치 노력과 이마트의 중국 시장 진출로 요약된다. 신세계 이마트는 1997년 국내 유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에 해외 1호점을 내면서 해외진출의 물꼬를 텄다.

외환위기 등으로 주춤했던 이마트의 중국 시장 진출은 국내 대형 마트 시장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차지한 2002년부터 다시 본격화됐다. 이마트는 이때부터 중국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해 2004년 상하이에 2호점인 루이홍점을 열었다. 이후 이마트는 매년 2~3곳씩 추가로 점포를 내면서 1호점 오픈 10년 만인 2007년에 중국 상하이와 톈진 등 2개 지역에 10개의 점포망을 구축했다. 2008년 이후에도 베이징을 비롯해 13곳에 점포를 열었다. 2007년에는 공격적인 확장을 위해 중국의 10대 부동산 회사 중 하나인 뤼청그룹과 전략 동맹 협의를 맺어 뤼청 그룹이 개발하는 상업용 부동산에 이마트를 우선 입점시키기로 합의해 본격적인 중국 시장 진출의 토대를 닦았다.

유통업계에선 이마트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비결로 철저한 현지화와 그 안에 한국형 대형마트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잘 조화시켰다는 점을 꼽는다. 점포 곳곳에 휴식장소를 배치하고 집기도 고급화 해 고객들이 더 쾌적한 환경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상하이 지역 최초로 TV 시청 시설을 갖춘 ‘셔틀버스 승객 전용 대기실’은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유기농 상품과 같은 고급형 상품을 선보여 현지 중산층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매장 운영과 인력 관리 등은 철저히 현지화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편안한 쇼핑환경을 제공했다. 이마트는 2006년부터 중국에 있는 외국계 대형 마트로는 최초로 점장 전원을 중국 현지인으로 교체했다. 이듬해에는 기존 중국 총괄을 중국 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2008년부터는 한국에 있던 중국 본부를 상하이로 옮기는 등 현지화에 박차를 가했다.

이마트가 해외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전략을 구사했다면 신세계백화점은 국내를 찾는 해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글로벌 마케팅에 본격 나서고 있다. 대표 주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등재된 신세계 센텀시티점이다. 센텀시티점은 외국인 쇼핑객뿐 아니라 해외 언론 및 여행사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부산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픈 이후 일본의 주요 언론매체를 비롯해 중국·동남아 국가의 주요 도시 시장단을 비롯해 LVMH 그룹 등의 세계적 명품브랜드 CEO들도 센텀시티점의 규모와 시설운영 노하우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왔다.

센텀시티점의 최초 개발 스토리와 세계최대 백화점으로 등재된 과정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돼 오는 3월부터 일본·홍콩·대만·중국 등에서도 방영될 예정이어서 이곳을 찾는 쇼핑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센텀시티점의 관광객 유치효과는 숫자로도 입증된다.

센텀시티점이 위치한 부산에는 올해 200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25%가 넘는 수준이다. 센텀시티점이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주요 방문지’로 꼽힌다는 점을 감안해 2013년까지 외국인 매출 비중을 20%까지 높이기 위해 글로벌 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세계그룹은 각종 항공사와 공항·항만·크루즈선에 센텀시티점 투어 안내 브로슈어를 비치하는 것은 물론 영어·일어·중국어로 된 특별혜택 쿠폰북 배포량도 늘려갈 계획이다. 또 해외 유명 온라인 여행사이트 및 관광안내 사이트와의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외국인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다양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유명 포털사이트와 연계한 마케팅도 고려 중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최근 중국인 쇼핑객이 하루 200명 이상씩 방문하면서 중국인 고객의 구매금액이 일본인 고객의 두 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본점에서는 중국인 고객을 중심으로 외국인 쇼핑객이 좋아하는 해외명품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외국인 구매객에게 도자기와 보석자개함 등 한국적인 특별 사은품을 증정하는 등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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