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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암센터 특화 … 5년 뒤엔 세계 100대 의료기관 진입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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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활화산이다. 새로운 강자의 출현과 퇴출이 마치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것과 같다. 의료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6일 한림대학교의료원이 제3기 ‘Mighty Hallym(강대한 한림)!’ 비전 선포식을 했다. 2003년 1기 선포식과 2006년 2기에 이은 또 한 번의 도약이다. 1기 선포식 이후 두 배에 이르는 매출액을 기록할 정도로 고속 성장한 의료원이 다시 한번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개혁은 경영효율과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의료품질과 미래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 국제화로 가는 초석 다지기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의료기관 탄생을 기대해 달라’는 이혜란 의료원장(사진)을 만났다.

-한림대의료원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 글로벌 병원으로 성장하려면.

“1970대 초반만 해도 ‘성심병원’의 브랜드 가치는 최고였다. 지금은 연구·학문 분야에선 국내 7~8위, 아시아권에선 60위, 세계적으론 500위 안에 랭크돼 있는 것으로 안다. 2015년까지 한림대의료원은 세계 100대 의료기관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1·2기 비전을 통해 전문화·특성화의 기틀을 잡았고, 경영효율과 생산성 극대화가 가능해졌다. 임상치의학대학원 치과병원 개원, 일송두경부암센터 개원 등 대규모 시설투자도 실시했다. 2012년 디지털 첨단 병원인 한림대동탄성심병원(가칭) 개원, 기초와 임상을 아우르는 기초임상중개연구센터의 설립, 글로벌 인재 양성이 힘을 보탤 것이다.”

-이번 비전의 방향은.

“특성화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진료 6개(연구·암·뇌신경·소화기·최소침습수술·u-Health) 부문, 지원 4개(행정·간호·의료기사·기술) 분야 등 총 10개 분야가 결정됐다.

먼저 암 분야를 보자. 위암·대장암·췌장암·두경부암여성암 등 특정 암에 강한 의료원 산하 5개 병원의 암센터를 특화한다. 또 한림대성심병원(안양 평촌 소재)에선 모든 암을 통합 진료할 계획이다. 암 진료과가 한자리에 모여 암환자 중심으로 진료하는 통합 진료시스템도 정착시킨다. 더욱 중요한 것은 기존 항암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 환자의 삶의 질을 돕는 것이다. 항암제를 맞기 위해 입원해서 장시간 정맥주사를 맞는 불편을 없애고, 외래에서 한두 시간 주사를 맞는 통원치료 방법을 개발했다. 이 치료법은 치료효과는 높이면서 구토 등 부작용 감소 효과도 있다.”

-한림대의료원은 국내에서 응급 뇌졸중 환자를 가장 빠르게 진료하는 병원으로 유명하다.

“한림대성심병원 뇌신경센터는 2007년부터 HIS(초급성기 뇌졸중)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환자가 발생하면 이 정보가 30여 명의 뇌졸중 치료팀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전해진다. 또 8차례 걸쳐 주요 검사 및 진료정보도 실시간으로 발송되고, 이 정보가 병원 내 전자처방전달시스템에 접목돼 치료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다. 뇌신경 영상검사 대기시간은 15분 이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기까지는 45분 이내로 단축시켰다. 이는 미국 뇌졸중학회에서 권고하는 60분보다 훨씬 짧다.

한림뇌신경센터는 1999년 개원 이래 뇌졸중·치매·파킨슨병을 포함한 운동장애질환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뇌졸중 분야는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보건복지부의 ‘뇌졸중 임상연구센터’ 국책과제 수행 담당센터로 지정받았다. 환자 통합관리 전산시스템 개발과 임상 연구를 위한 한국형 검사법 표준화 연구에 앞장서고 있다.”

-암의 40%가 소화기관에서 발생한다. 통합 소화기센터도 만든다는데.

“진료과의 장벽을 허물어 통합 소화기센터를 구축한다. 각 병원에 모두 간·소화기병센터(CLDD)를 만들고, 이를 통합하는 의료원 전체의 통합 HUMC CLDD를 운영한다. 종래에는 환자가 원하는 의사를 찾아갔지만 앞으로는 의사가 환자가 있는 병원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최소침습수술센터도 설치한다. 기존의 복강경수술에서 더욱 발전해 구멍 하나만을 이용한 단일 통로 복강경 수술, 또는 인체의 열린 구멍(입·항문·질 등)을 이용한 내시경수술도 도입할 예정이다.”

-U헬스 분야에 대한 투자는.

“춘천성심병원에선 2004년에 원격진료센터를 설립, 강원 영서지역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진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8년에는 u-헬스로 발전해 연 1만5000명의 만성병 환자·치매·허약 노인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9년에는 운동처방까지 해 주는 u-메디컬 피트니스 프로그램으로 발전했 다. 앞으로는 만성질환자의 생활 스타일 개선 서비스, u-EMSS(응급의료기관과 협력기관 원격진료지원 서비스), u-Smart(주요 고객 사전 인지·응대 서비스), u-헬스케어(지역사회 u-Health센터 기능 서비스) 등 4대 핵심 서비스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2012년 개원하는 동탄병원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12년 개원 예정인 한림대동탄성심병원(가칭)

“경기도 화성에 설립되는 한림대동탄병원은 유비쿼터스 시설을 갖춘 u-헬스 첨단 디지털 병원이다. 800병상 규모로 2만1000여 ㎡로 지상 14층, 지하 3층 규모다.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에코 한림의 의지를 담아 에너지절감, 저탄소 배출을 위한 태양광전지 시스템을 구축했고, 자연채광을 극대화했다. 2015년엔 기초임상중개연구센터도 설립된다. 중개연구를 통해 질병 치료 및 예방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하 2층, 지상 12층으로 지어진다 .”

고종관 기자


가속도 붙는 국제화 사업
미국·유럽대학과 학술·인적 교류, 일본과 공동 프로젝트 … 눈 들어 세계를 본다

한림대의료원의 국제화를 위한 행보도 빠르다. 세계적인 유명 대학 및 의료기관과의 교류를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02년 11월에는 컬럼비아의대, 2004년엔 코넬의대 부속 뉴욕-프레스비테리안병원과 학술연구 및 인적 교류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매년 8~9명의 교원과 5~6명의 의대생이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2008년 10월에는 컬럼비아대학병원 외과 전공의가 국내에서 한 달간 연수하기도 했다.

매년 한두 차례 개최되는 한림-컬럼비아-코넬-NYPH 국제학술심포지엄은 첨단 의학정보 및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우리나라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4년 9월 ‘바람직한 노년’이라는 주제로 제1회 심포지엄을 시작한 데 이어 ‘비만과 대사증후군’ ‘최신 의학의 신기술과 전망’ ‘소아과 영역의 최신지견’을 주제로 매년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2008년 10월에는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스웨덴의 웁살라 대학과도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1회 한림-웁살라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역학적 질병 분석, 두경부암, 양전자암 치료, 당뇨, 퇴행성 신경질환 등의 주제로 기초에서 임상까지 폭넓은 학술 교류의 장을 열었다. 지난해에는 스웨덴 웁살라대학병원 그렌발 렉처홀에서 제2회 심포지엄을 개최해 당뇨·류머티즘·위장관 및 간질환·다학제적 대장암 치료 등에 대한 최신 정보를 교류했다. 올 5월 4일에는 서울에서 ‘조직공학 및 재생의학’을 주제로 제3회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다. 또한 노벨의학상 심사기관인 카롤린스카(Karolinska) 연구소가 있는 카롤린스카대학과도 인적교류를 통해 공동 프로젝트 연구 등 협력사업 추진을 협의하고 있다.

유전학 및 심혈관 질환 분야에서 세계적 명문인 핀란드 헬싱키의대와 오울루의대와도 학술·인적 교류를 협의 중에 있다. 2008년에는 중개의학의 명문인 오울루의대와 협약을 체결했고, 이듬해 당뇨병·파킨슨병·종양학을 주제로 국제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아시아 국가와의 교류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1990년 도쿄지역 종합병원을 시작으로 선진 간호기술 습득을 위해 매년 20명의 간호사를 일본에 연수보내고 있다. 2006년 나고야 시립대병원, 2007년 나가사키의대, 2008년 도카이대병원과 교류협약을 체결했다. 올 2월 초에는 교토부립의대와 공동연구 및 학생 교류를 골자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2007년 협약한 나가사키의대와는 한림-나가사키 국제심포지엄을 시작으로 매년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현재 노년의학과 고령자 의료에 관한 공동연구뿐 아니라 다른 여러 학술 분야를 망라하는 프로젝트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30여년간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
이라크 응급의료센터 설립, 베트남 병원 운영 컨설팅 … 케냐에선 연수생 초청

지진해일 피해 어린이를 보살피는 해외봉사의료진.

한림대의료원은 1971년 한강성심병원을 설립할 당시부터 39년간 사회공헌을 통한 윤리경영을 실천해 왔다. 자선병원 운영과 불우이웃 무료진료, 진료비 감면 등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위해 2008년까지 지원한 인원은 누계 38만 명을 헤아린다. 이 외에도 맹인 점자도서관 운영, 사회복지관 운영 등의 복지사업을 해오고 있다. (『누가 바람을 보았으리』증보판 2009년 참조)

한림대의료원의 국제보건의료사업에 대한 역량은 국내 의료기관들 중에서 독보적이다. 지난 1월 대외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식적인 업무협조 약정을 체결한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두 기관은 국제협력 사업의 오랜 파트너다. 현재까지 이라크 병원 건립 및 의료진 연수, 베트남 종합병원 건립, 케냐 모자보건센터 증축, 파라과이 병원 건립 등 총 9건의 국제보건의료사업을 함께 진행해 왔다.

한림대의료원이 국제협력단과 손잡고 가장 먼저 시작한 프로젝트는 이라크 이맘알리 병원의 화상센터 건립과 나자프지역 알사드르 병원 이동진료팀 설립 사업. 2007년 7월 한림대의료원은 한국국제협력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라크 보건의료지원사업의 PMC(Project Management Consultant) 기관으로 선정돼 병원 건립에 필요한 운영시스템, 의료장비·시설에 대한 컨설팅, 의료인력 연수 및 전문가 파견 등의 업무를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여기서 거둔 성과는 곧 이라크 아르빌지역 리즈가리 병원 응급의료센터 설립과 카르발라 이동진료팀 구축사업, 바그다드의대 연수기관 선정 등으로 이어졌다.

2007년 12월에는 KOICA에서 실시한 무상협력 사업 중 지원 규모가 가장 큰(3500만 달러 규모) 베트남 중부지역 종합병원 건립 사업의 PMC 기관으로 참여해 병원 건립과 운영에 대한 총괄적인 컨설팅 업무를 시작했다.

또 2009년 3월엔 파라과이 산페드로 종합병원 건립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현재 자국 내 신생아와 산모 사망률이 가장 높은 산페드로주의 의료환경 향상 및 지역 보건의료시스템 정비를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도 2008년 4월부터 아프리카 케냐의 키텐젤라 지역 모자보건의료센터 개선사업에서도 연수생 초청교육과 보건의료 기술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같은 국제화 및 국제 의료사업은 해외 의료기관과의 협력 기회를 확대해 한림대의료원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종관 기자


한림대의료원 발전사

● 1971. 12 한강성심병원 개원(서울 영등포동, 당시 250병상)

● 1977. 1 미국 괌도 마리아나의료원 개원 및 위탁운영

● 1980. 1 강남성심병원 개원(서울 대림동, 560병상)

● 1982. 1 학교법인 일송학원 한림대학 설립 인가 및 개교

● 1984. 12 춘천성심병원 개원(530병상)

● 1986. 10 강동성심병원 개원(서울 길동, 660병상)

● 1991. 10 한국노인보건의료센터 개설

● 1999. 3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개원(경기도 안양시 평촌동, 830병상)
현재 총 3160병상 운영

● 2003. 6 제1기 Mighty Hallym 비전 선포

● 2004. 9 한림-컬럼비아-코넬-뉴욕프레스비테리안병원 교류 협약

● 2007. 3 한림대학교 임상치의학대학원 치과병원 개원

● 2008. 5 ECO-Hallym 환경경영 선포

● 2008. 10 제1회 한림-웁살라 국제학술심포지엄 개최

● 2009. 12 파라과이 산페드로 종합병원 건립사업 수행기관 선정(KO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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