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지구 온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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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오늘날의 태양은 46억년 전 지구가 갓 태어났을 때 보다 40% 정도 더 밝다. 그럼에도 생물의 탄생 이후 35억년동안 지구의 평균기온은 생물의 생존에 부적당한 때가 한번도 없을 정도로 일정했다. 그 이유에 대해 과학자들은 이렇게 설명한다.

수십억년 전에는 태양이 좀더 어두웠지만 태초의 대기 중에는 이산화탄소가 훨씬 많아 그 온실효과로 따뜻했다. 그후 태양이 더워지는 것과 정확히 보조를 맞춰 청록조류와 식물들이 번성하면서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줄여나갔다는 것이다.

오늘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비율은 3백PPM(0.03%)이다.

그러나 삼림의 남벌과 석탄.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의 남용이 문제다. 지금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2100년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의 두배 가까운 5백50PPM 이 된다고 한다.

그에 따라 기온은 1.3~4도, 해수면은 15~95㎝ 높아지게 된다. 기후의 급격한 변화는 물론 세계 인구의 절반 가량이 살고 있는 바다 연안지역 대부분의 침수가 우려된다. 유엔환경계획과 세계기상기구가 공동설치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보고서의 내용이다.

이런 결과를 막기 위해 1997년 선진국들은 이산화탄소 등 6개 온실가스 배출제한을 다짐한 교토의정서(기후변화협약)를 채택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빌 클린턴 대통령이 서명했던 기후협약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3월 30일자 11면). 경제에 미칠 영향이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선진국 전체의 48%에 달한다. 미국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삼림보존, 대체에너지 개발 외에도 과학자들이 내놓은 대안은 다양하다. 바다의 상당부분을 흰색 스티로폼으로 덮자거나, 모든 주택의 지붕을 흰색으로 칠하자는 주장도 있다. 얇은 막으로 거대한 인공위성 우산을 만들어 태양빛을 차단하자는 제안도 있다.

이산화탄소 양이 두배가 될 때의 온난화 효과를 상쇄시키려면 지구 표면적 2% 크기의 우산이 필요하다고 한다.

컬럼비아대학의 지구화학자 브뢰커 박사는 아황산가스를 성층권으로 날라 태양열을 차단하자는 제안을 냈다. 산성비가 증가한다는 결점이 있지만 온난화보다는 낫다는 극단적인 주장이다.

지금 상황은 '생물이 살기 적합한 기후' 의 종말을 유도할 위험이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시급히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미래에 대한 착취이자 다음 세대에 대한 범죄가 될 것이다.

조현욱 문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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