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영화] KBS1 'LA 컨피덴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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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LA 컨피덴셜 (KBS1 밤 11시20분)〓로만 폴란스키의 '차이나 타운' (1974년)에 필적하는 걸작 느와르라는,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던 작품이다. 1998년 아카데미 9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타이타닉' 이라는 거물 라이벌을 만나 여우조연상.각색상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대신 전미 5대 비평가협회상을 휩쓸었다.

교묘하게 얽힌 음모를 한가닥씩 풀어가는 재미, 허를 찌르는 반전 등 흥행 요소가 다분하다. '요람을 흔드는 손' 의 커티스 핸슨 감독은 이 한편으로 스타 감독의 대열에 가뿐하게 합류했다. 원작자 제임스 엘로이는 황색저널리즘이 횡행하고 경찰은 범죄자와 결탁해 잇속을 챙기는, 50년대 로스앤젤레스의 혼탁상을 적나라하게 까발렸다.

LA 시내 한 카페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형사 버드 화이트(러셀 크로)의 파트너 딕 스탠슬랜드도 피살체로 발견된다. 출세욕에 불타는 경위 에드 엑슬리(가이 피어스)와 버드, 잭 빈센스(케빈 스페이시) 등은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라는 심증을 굳힌다.

배후에는 고급 콜걸 조직을 운영하는 백만장자 피어스 패킷 등이 도사리고 있다. 진상을 쫓는 와중에 버드는 콜걸 린(킴 베이싱어)의 매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녀에게 빠져든다.

'글래디에이터' 로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탄 러셀 크로의 출세작이다. 단순하지만 여성에겐 마음 약하고 의리를 지키는 순정파 형사 역으로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1997년작. 원제 LA Confidential.★★★★☆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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