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컨설팅] 부동산경기 살아나고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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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Q : 요즘들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들린다. 경기도 분당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에 수많은 인파가 몰린 게 바로 이런 맥락이 아닌가. 이같은 분위기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김언주 <서울 목동>

A : 금융권의 저축 이자가 연 6%대로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최근 분양한 분당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의 청약열기가 높은 것도 이런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당초 분양업체가 밝힌 분양가가 주변의 기존 아파트 최고가보다 낮아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 경쟁이 치열했다. 물론 분당의 마지막 대단위 새 아파트 단지라는 점도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했다.

서울 주요 지역의 중소형 주택도 인기다. 아파트에 비해 주거환경이 떨어지는 다가구.다세대주택은 전세 수요자들이 줄을 섰고 주거형 원룸 오피스텔의 투자가치도 날로 높아간다. 돈이 될만한 상가도 잘 팔리는 편이며 값이 싼 토지시장에도 생기가 돌고 있다.

서울.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 오름폭은 2월말에 비해 좀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상승세다.

이는 분명 부동산 시장이 호전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요자들은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궁금할 게다.

요즘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낙관할 분위기는 아니다.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미국.일본의 경제사정이 악화되고 있어 불안하다. 이들 국가의 경제가 좋지 않으면 수출이 안돼 우리의 살림살이가 빠듯해진다.

국가 경제가 안좋으면 실업자가 많이 생기고 소득도 줄어 부동산의 수요는 감소하게 된다.

경기와 관계없이 돈이 될 만한 상품엔 투자 자금이 몰리게 되지만 이 정도로는 한계가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좀 호전된다 해서 전반적으로 침체된 국가 경제를 살려낼 수는 없다.

따라서 최근 몇군데 뜨거운 청약열기를 보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다고 하기엔 좀 이른감이 있다.

분당 주상복합아파트의 높은 경쟁률은 분양업체의 주도 면밀한 '분위기 띄우기 작전' 탓이었다. 입주자가 부담해야 하는 섀시 공사, 1년내 총분양가의 절반 가량을 내야 하는 부담 등을 감안하면 투자가치가 높다고 말할 수 없는데도 청약자들이 몰렸다. 이런 추가부담 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요 지역, 중소형 주택의 청약열기도 집을 안사고 세를 들려는 수요가 대폭 늘어나 벌어진 현상이다. 임대수요가 많으면 임대사업의 투자성은 높아지지만 이를 뒤집어 생각하며 그만큼 우리 경제의 수요기반이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경기가 아무리 나빠도 돈 되는 상품은 나온다. 그렇지만 분위기에 휩싸여 투자했다간 낭패보기 쉽상이다. 부동산은 환금성이 낮아 멀리 내다보고 투자해야 실패보지 않는다.

최영진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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