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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온천3동 인파크 '익스트림스포츠' 명소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쿵…쾅…쿵…쾅.

15일 오후 7시쯤 부산시 동래구 온천3동 '인파크' 에서는 둔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하나밖에 없는 실내 '익스트림스포츠(Extreme Sports)' 장인 이곳은 10대들로 가득찼다.

2백여 평 실내 한쪽에서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신은 5명이 공중에서 현란한 묘기를 뽐냈다. 또 한 쪽에서는 스노케이트보드를 신은 4명이 3백60도 고난도 회전 묘기를 선보였다.

인라인스케이트 묘기를 보인 陳상준(16.용호중 3년)군은 "스트레스를 푸는데 이만한 곳이 없다" 며 가쁜 숨을 몰아다. 陳군은 1주일에 평균 3번은 이곳에 온다고 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이 곳을 찾는 사람은 10대뿐 아니다. 대학생.직장인도 적지않다. 입장료(3천원)을 받지만 돈이 없으면 안내도 된다.

주말에는 서울.경북.경남 등에서 원정오는 청소년들도 있다. 이곳에서 뜻이 맞아 만들어진 동호회가 10여 팀이나 된다. 팀 끼리 묘기 시함도 벌인다. 김해에 사는 金기용(17.해사고1)군은 "이곳에서 친구들을 만나 '쥬시드' 라는 팀을 만들었다" 고 자랑했다.

익스트림 스포츠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비롯, 스케이트보드.자전거의 일종인 BMX등을 이용, 극한적 묘기를 연출해보이는 새로운 스포츠다. 1990년 대부터 미국에서 유행하기 시작, 미국의 스포츠 유선 채널(ESPN)이 소개하면서 전세계로 급속하게 퍼졌다. 미국 등에서는 청소년들이 모두 12가지인 이 스포츠를 하나라도 못하면 '왕따' 당하거나 '겁쟁이' 취급을 받을 정도다.

우리 나라에는 1997년에 보급돼 서울 올림픽공원(야외)에 놀이터가 만들어져 있다. 인파크에서 즐길 수 있는 익스트림스포츠는 인라인스케이트.스케이트보드.비엠엑스(BMX)등 3가지.

바퀴가 일렬로 달려있는 인라인스케이트는 롤러스케이트보다 빠르고 다양한 묘기를 연출할 수 있다. 스케이트보드는 나무판에 바퀴를 단 기구. 방향전환과 묘기가 가능하다. 비엠엑스는 묘기를 위해 만들어진 자전거로 보통 자전거의 3분의2 크기다.

인파크에서는 흡연.음주는 금지사항. 집중하지 않으면 다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이창훈(李暢勳.40)사장은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다 쫓겨난 청소년은 한 명도 없다" 며 "스포츠를 좋아하는 청소년은 절대 탈선하지 않는다" 고 자신있게 말했다.

부산 중구청은 지난해 광복절에 광복동 한복판에서 익스트림스포츠 대회를 열어 청소년들의 호응을 받았다. 중구청은 올 가을 광복로 축제 때 이 스포츠 묘기대회를 열 계획이다.

해운대구청은 오는 4월 중순 해운대 올림픽파크에서 인라인스케이트 무료강습회를 열 예정이다.

"경찰관으로 근무할 당시 청소년 선도에 관심이 많았다" 는 李사장은 "도심에 청소년들이 끼를 발산하고 스트레스를 풀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인파크를 열었다" 고 말했다. 051-504-0023.

김관종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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