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큰 폭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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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세계 경기 둔화에 따라 석유수요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제유가가 14일 배럴당 1달러 안팎이나 떨어졌다.

특히 이날 하락은 1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정기총회(오스트리아 빈)의 감산 결정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14일 두바이유(현물)는 전날보다 0.97달러 하락한 배럴당 22.71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중질유(WTI)4월 인도분도 1.09달러, 1.15달러 떨어진 24.16달러, 26.41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세계 석유수요(하루 기준)가 당초 예상보다 11만배럴 적은 1백41만배럴 증가에 머물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한 데 영향받은 것이다.

최근 OPEC 회원국들은 산발적으로 목표선인 배럴당 25달러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 50만~1백만배럴의 감산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왔다. 그러나 미국 등 세계 경제 둔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감산 규모를 놓고 산유국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강경파인 이란을 비롯해 베네수엘라.인도네시아는 하루 1백만배럴 이상의 감산을 주장하고 있다. 온건파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소폭 감산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영국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의 경제예측기관인 EIU는 "강경파 산유국들이 이미 시장에서 일고 있는 온건론을 외면하기 힘들 것" 이라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 김현용 과장도 "하루 1백만배럴 이상의 감산 합의가 이뤄지면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게 될 것" 이라며 "OPEC는 이런 비난을 피하려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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