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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비교과 활동 - 국제동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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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엔 체험 활동과 동아리 활동 등 비교과 활동 영역에서도 회원을 모집한다. 신청시기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하고 한번 선택한 활동은 쉽게 접기도 어렵다. 어떤 경험을 쌓아야 할지 마음만 바빠지고 결정하기 어렵다면, 공신력 높은 국제기구가 개설하거나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살펴보자. 국제적 감각도 익히고 입학사정관전형이 요구하는 활동 경력까지 덤으로 쌓을 수 있다.

유네스코 내손으로 기획한 국제교류 프로그램

국제기구 산하 단체는 풍부한 예산을 바탕으로 과감한 지원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지난해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산하 미지센터 청소년운영위원회 학생들은 자신들이 직접 기획한 ‘2009 국제교류기획캠프’를 성공리에 개최했다. 인권·환경 등 9개의 주제별로 나눠 국제교류활동을 청소년들이 직접 제안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이었다. 3박 4일 일정에 참가인원도 60명 이상이었다. 참가비 8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은 전액 센터에서 부담했다.

청소년운영위원회 고한준(서울 한영고 3)군은 “청소년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청소년이 직접 기획해 만들어보라는 것이 센터의 취지였다”며 “몇 달 간 회의를 거쳐 외국어에 자신없는 청소년도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미지센터 대외협력담당 임원진 팀장은 “기존 국제프로그램의 성격이 해외 탐방·고비용 위주로 한정돼 있는 점을 극복하겠다는 취지로 청소년운영위원회가 직접 제안한 캠프였다”고 말했다. 그는 “참가자 모집부터 프로그램 진행까지 모든 기획 및 진행 과정에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가했고 언론에도 소개되는등 반응이 좋았다”고 자랑했다.

이달 15일까지 모집하는 ‘희망누리체험단’에도 신청해봄직 하다. 연구하고 싶은 주제와 방문할 해외국가를 선정하면 서울시가 청소년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주고 항공료를 지원해 준다. 이 프로그램은 2009년 실시한 ‘글로벌리더 양성 프로그램’ 명칭을 바꿔 확대 개편한 것이다. 김형래(서울 대청중 2)군은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해 캐나다에서 ‘박물관 청소년 문화교육 정책 탐방’과제를 연구하고 돌아왔다. 그는 “초등학교 때 방문한 캐나다 박물관에서 프로그램이 매우 다양하고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는 것에 착안해 주제를 결정했다”며 “우리나라와 캐나다의 박물관 시스템을 비교하고 국제적 감각을 쌓는데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유니세프 직접 국제기구 관련동아리 신설하기도

학생들이 직접 동아리를 만들어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는 방법도 있다. 신혜수(서울 국제고 3)양은 지난 2008년 유니세프 캄보디아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온 뒤 아예 교내에 직접 유니세프 동아리(SGHS UNICEF Club)를 창단했다.

2009년 10명으로 시작했던 이 동아리는 현재 회원이 39명으로 늘어났다. 아우인형만들기(인형의 판매수익금을 제3국에 기부하는 봉사활동)부터 캄보디아 어린이 사진전, 레드핸즈 캠페인(소년 군인의 고통과 실상을 알리는 작업) 홍보 등 유니세프의 굵직굵직한 활동을 깔끔하게 진행했다. 이런 교내 활동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발간한 소식지에 실리기도 했다.

유니세프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아우인형을 처음 만들 때는 교사를 파견하고 축제 때는 홍보부스를 꾸며줬다. 캠페인을 할 수 있도록 유니세프 로고가 적힌 후드 티셔츠와 축구공 같은 물품도 직접 가져다줬다. 이에 힘입어 200만원 상당의 기금을 모았고 이 돈은 전액 유니세프 한국 위원회에 학교 이름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신양은 “처음 동아리를 만들겠다고 무작정 담당자를 찾아 연락할 땐 사실 걱정도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예상보다 훨씬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줬어요. 지금은 담당자와 수시로 연락하며 우리 청소년들에게 유니세프의 정신을 잘 알릴 수 있는 행사가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죠.”

유넵 환경을 살리는 잡지를 발간해요

김진애(인하대 인문학부 1)양은 고3이었던 지난해 유넵(유엔 환경계획) 한국위원회가 발간하는 청소년 환경잡지 툰자(사진)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1년에 4번 유넵 본부가 발간하는 이 잡지를 사전에 영문으로 받아본 뒤, 한국의 상황을 취재한 기사를 덧붙여 완성한다.

예컨대 유넵 본부가 ‘물’을 주제로 전 세계적 현황과 문제점을 담은 1차 원고를 세계 각국의 유넵지부로 전송하면, 각 나라의 청소년 편집위원이 자국의 현재 물 부족 현상을 취재해 해당어판 잡지를 발간하는 식이다. 김 양은 “환경에 관심있는 청소년들이 모여 더 깊은 의견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았다”며 “국제산하기구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경험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수확이었다”고 말했다.

유넵은 어린이가 참여할 수 있는 국제프로그램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박수빈(서울 창덕여고 1)양은 초등 6학년이던 2006년 부터 3년간 유넵 한국위원회 툰자 ICC위원으로 활동했다. 2007년 지구의 날엔 그린피스 같은 다양한 환경단체가 모인 자리에서 어린이청소년 대표로 선서를 했다. 2008년엔 노르웨이에서 열린 ‘유엔 툰자 노르웨이 세계 어린이 청소년 환경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박양은 “국제기구가 주관하는 청소년 활동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관심있는 분야를 세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올해도 지원해 더 다양한 활동으로 환경쪽의 전문지식을 맘껏 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서울국제고 유니세프 동아리 소속인 이선주·배정환·전수진·신혜수·곽온별 학생과 정애경 국어 교사(왼쪽부터)가 유니세프 프로젝트의 일환인 아우인형을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사진=황정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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