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들은…] 中. 자유·다양성 추구 불구 공동체 의식 약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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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학생 조사에서 두드러진 경향은 개인주의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과거 386세대나 그 이후 선배들의 모임이 사회비판적 성향을 강조하고 집단주의 문화를 대변하는 것이었다면 지금 대학생들의 모임은 개개인의 관심과 취향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는 대학생들의 사회적 관계 혹은 활동을 잘 보여주는 학교 내 동아리 참여에서 드러난다. 대학생들의 관심이 '얼짱' '몸짱'으로 불리는 개인적인 요소들에 몰리고 있는 현상도 나타난다. 조사에서 대학생 중 체중조절을 해본 학생도 여학생이 59.4%, 남학생이 24.2%에 달했다. 반면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나 참여는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낮다.

개인주의가 늘어나는 이유로 사회 전체의 '신자유주의'영향을 들 수 있다. 사회 전체가 경쟁과 개인의 성취를 강조함에 따라 대학생들도 이에 편승하는 것이다. 특히 대졸자들의 구직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은 이를 더욱 부추긴다. 캠퍼스 안에도 원인이 있다. 학부제가 확산되면서 과거와 달리 대학생들은 학과 중심으로 활동하지 못한다. '과(科) 선후배'와 같은 관계가 줄어들면서 학생들은 구심점이 없이 개개인 혹은 소수의 친구들을 중심으로 모이게 된 것이다. 대학생활이 개인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것은 다양성을 추구하고 자유를 즐긴다는 점에서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들은 공동체적 삶이 줄어드는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동아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로 "인간관계를 넓히고 싶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40.1%) 것은 이들이 동아리에서 결핍된 공동체성을 찾고자 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대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내용을 다루는 동아리에서 개인이 중심이 되어 취향과 관심, 지식, 그리고 인간 관계를 만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대학생들은 문화 자본과 사회 자본을 축적한다. 즉 모임 그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그 수단적 가치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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