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첫 여성 美 연방법원 판사 나온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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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호 01면

미국에서 한인 여성으로는 첫 연방 판사가 탄생한다.

루시 해란 고, 상원청문회서 만장일치 … 확정투표만 남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카운티 판사로 재직 중인 루시 해란 고(42·사진)가 4일(현지시간) 상원 법사위원회 연방판사 임명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했다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5일 보도했다. 남은 절차는 상원 총회의 확정 투표다. 상원 총회에선 다수결로 인준 여부를 결정한다. 표결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머큐리뉴스닷컴은 미 의회 내에서 정쟁이 심해지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법관 임명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루시 고는 4일 상원 법사위에서 토론 없이 진행된 연방 판사 임명 구두투표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1월 바버라 박서 상원의원의 추천을 받아 루시 고를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법 연방 판사로 지명했다. 한국계 이민 2세로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루시 고는 법무부에서 입법 관련 보좌역과 연방검사 등으로 일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2008년 1월 카운티 법원 판사에 임명하기 전까지는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기업변호사로도 활동했다.

루시 고가 연방판사가 되면 한국인의 미국 이민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 법원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은 주 정부와 연방 정부가 각각 독자적인 법원 체계를 갖고 있다. 대법원·항소법원(고등법원)·지방법원으로 구성되는 연방법원에 한인 여성이 처음으로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연방법원 판사 수는 대법원 9명, 항소법원 179명, 지방법원 655명과 국제무역법원 9명 등 모두 852명이다.

루시 고가 지명된 연방 지방법원 판사는 대개 주(또는 카운티) 법원 판사를 거친 사람이 임명된다. 루시 고 역시 샌타클래라 카운티 법원의 판사로 일하다 발탁됐다. 미국에서 모든 연방 판사는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 법무부 장관, 상원 의원 등과 협의해 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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