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 불편 점검 ‘외국인 모니터’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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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서울 생활 2년째인 미국인 케리 그랩튼(21·여)은 시내버스를 타는 것이 아직 불편하다. 영문(英文) 노선도가 눈에 잘 띄지 않아 영어 안내방송을 놓치면 내릴 곳을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외국인들이 버스를 이용할 때의 불편이 많이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시 정화섭 버스정책담당관은 4일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로 모니터링단을 만들어 버스와 정류소 등의 불편사항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서울글로벌센터와 각국 대사관에서 점검요원을 추천받아 20명 정도로 모니터링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모니터링단은 일반 승객으로 가장한 미스터리 승객으로 탑승해 외국어 안내방송 운영 상태, 운전자 친절도 등을 평가하게 된다.

주요 점검 대상은 한남동·이태원동·서래마을·이촌동·연남동 등 외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을 통과하는 시내버스 노선이다. 서울시는 6월에 1차로 점검해 드러나는 문제점을 개선한 뒤 G20 정상회의를 앞둔 10월께 한 차례 더 점검을 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또 현재 영어로만 서비스하는 버스 안내방송을 지역 특성에 맞춰 다양한 언어로 서비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 이기형 버스정책팀장은 “2010년은 한국 방문의 해이면서 G20 정상회의가 열려 외국인 방문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외국인 모니터링단의 지적을 최대한 받아들여 문제점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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