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도 변호사 토기 1,500여점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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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인권 변호사로도 활약하고 있는 최영도(崔永道.63.사진)변호사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자신이 모아온 토기류 1천5백78점을 기증했다.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유산을 기증하는 문화가 성숙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崔변호사의 이같은 행동은 드물고 또 바람직한 일임에 분명하다.

그가 기증한 토기는 우리 고대 시기에서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전 시대에 걸쳐 있는 것들이다. 중앙박물관측은 "崔변호사의 기증품 가운데에는 고려와 조선시대 질그릇 등 연구 자료로 매우 귀중한 가치를 지닌 것들도 있다" 고 말했다.

崔변호사는 소문난 토기 수집가다. 법조인으로서 고고학에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던 崔변호사는 1960년대 이래 틈나는대로 골동품 상점 등지를 돌아다니며 우리나라 시대별 토기를 수집해 왔다.

그는 "지난해 중앙박물관에 기증키로 하고 토기들을 세대의 트럭에 실어 내갈 때는 마치 딸을 남의 집에 시집보내는 느낌을 받았다" 며 "서화나 도자기 등에 비해 소홀한 취급을 받아 왔던 우리 토기들이 이번 기증으로 국민의 관심을 끌었으면 좋겠다" 고 감회를 피력했다.

기증 토기들은 신라시대 각종 제기와 뼈단지(骨壺), 가야 때의 뿔잔(角杯), 고려시대 질그릇(陶器甁), 조선시대 질그릇 단지(陶器壺) 등으로 시대와 종류 모두 다양하다. 그의 안목과 토기에 대한 열정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崔변호사는 개인박물관을 건립하는 방안도 생각했지만 이들 토기가 결국은 국민 모두의 문화유산이란 점을 고려해 국가에 기증키로 했다고 말한다. 崔변호사는 "유물들을 모두 기증하고도 요즘 어디서 좋은 물건이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얼른 달려가 보곤 한다" 고 말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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