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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인권보고서' 맞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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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국이 미국의 인권 공세에 '이에는 이' 의 맞불작전에 나섰다.

중국 대부분의 신문들은 28일 1개면씩을 할애해 중국 국무원(www.china.org.cn)신문판공실이 발표한 장문의 '2000년 미국 인권 기록' 을 자세히 보도했다. 미국이 26일 공개한 '2000년 세계 인권 보고서' 에서 중국의 인권 상황을 비판한 데 대한 보복이다.

중국이 작성하는 '미국 인권 백서' 는 1999년 이래 이번이 세번째이며 '미국이 공격하면 중국은 곧바로 반격한다' 는 원칙에 입각한 것이다.

◇ 중국의 미국 인권 보고서〓자기나라 인권도 보장하지 못하는 미국이 세계의 인권 법관을 맡으려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미국의 인권은 크게 ▶구멍 뚫린 민주▶폭력 만연과 불공정 사법▶빈부 심화▶성 차별과 아동 학대▶종족 차별▶세계 각국의 인권 침해 등 6개 항목에 걸쳐 문제가 심각하다.

2백여년의 민주 역사를 자랑한다는 미국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극명한 비민주적 상황을 연출했다. 조지 W 부시대통령은 전체 유권자(2억5백만명)의 4분의1에도 못미치는 5천만표를 득표했다.

또 미국에서는 민간이 2억 자루의 총기를 보유, 하루 평균 80여명이 총기 사고로 숨진다.

켄터키주나 메릴랜드주의 경우 사형 판결의 오심률이 무려 1백%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의 부유층이 미국 재산의 40%를 차지하고 80%의 미국인은 16%만 갖고 있는 등 빈부 격차도 극심하다.

성차별 때문에 여성들은 임금이 남성보다 평균 26%가 적다. 아시아나 동유럽, 남미에서 해마다 5천여명의 여성들이 납치 또는 유인돼 미국에서 성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 흑인의 실업률이 백인에 비해 두배나 되고 미국의 무기 수출은 세계의 36%를 차지한다.

◇ 미국의 중국 인권 보고서〓반체제 인사와 파룬궁(法輪功), 티베트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 종교적 표현의 자유가 악화되고 있다. 경찰에 구속된 파룬궁 수련자들 중 1백여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치적.종교적 문제로 수천명이 강제 노동 수용소에 억류된 것으로 추정된다. 언론과 인터넷에 대한 통제도 더욱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 중국 국제인권협정 비준〓한편 중국은 28일 국민의 인권을 향상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는 주요 국제인권협정을 비준하고 노조 결성권에 대해서는 유보 결정을 내렸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상무위원회는 이날 '경제.사회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유엔 국제협정' 을 비준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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