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 없는 잠수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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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세계 최초로 잠망경 없는 잠수함(사진)이 등장했다. 미국이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건조한 잠망경 없는 잠수함이 23일 버지니아주의 노퍽 해군기지에서 취역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버지니아호'로 이름 붙여진 이 잠수함은 건조비용만 22억달러(약 2조5000억원)가 투입돼 기존 잠수함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만들어졌다. 길이가 113m이고, 잠망경을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로 대체했다.

구식 잠망경 대신 돛대모양의 기둥에 광학 섬유 센서를 장착, 센서로부터 전송받은 이미지를 지휘통제실의 대형 모니터에 띄우게 설계돼 있다.

이 덕분에 잠망경 바로 밑에 있던 지휘통제실이 잠수함 아래 쪽으로 옮겨지고, 공간이 넓어졌다. 낮은 수심에서도 잠항할 수 있도록 설계돼 특수부대원의 연근해 침투작전에도 활용될 수 있다. 각종 무인 수중 운반체를 싣고 다닐 수 있다. 잠수함의 활동영역이 한층 넓어지고, 위력이 커진 것이다.

컴퓨터에 의한 자동항법장치를 갖춰 승무원들의 스트레스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군장관 출신인 존 워너 상원의원은 "버지니아호가 대테러 전쟁을 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노스롭 그루먼과 제너럴 다이내믹스 등의 협력을 통해 30척의 버지니아호급 잠수함을 보유할 계획이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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