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CEO에 듣는다] 6. 삼테크 이찬경 대표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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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삼테크는 휴대폰.컴퓨터 등 정보통신기기 업체에 반도체를 공급하고 관련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기술마케팅 전문업체다.

반도체를 단순히 판매만 하는 게 아니라 휴대폰 단말기.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업체의 제품 디자인에 맞게 설계를 다시 해준다.

이 회사는 3천여 국내 전자통신업체와 거래하고 있고 인텔.페어차일드.삼성전자 등과 반도체 마케팅 제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테크는 정보기술(IT) 관련 부품과 관련기기를 취급하는 'IT종합상사' 로 불린다. 한빛전자 등 6개 벤처기업과 지분투자를 통한 전략적 제휴로 위탁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삼테크는 삼성물산이 반도체 내수판매 자회사로 1990년 설립했으나 95년 삼성이 자동차사업에 진출할 때 계열사를 축소하면서 독립했다. 당시 삼테크에 있던 이찬경 대표이사 등 2백여명이 이 회사 지분 1백%를 인수해 독립 경영체제를 갖췄다.

- 삼성그룹과는 어떤 관계인가.

"삼성물산의 자회사였다가 독립했다. 삼성 계열사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회사 지분의 18.6%를 소유하고 있다. 임직원의 지분이 40%를 넘는다. 지분의 50%는 지난해 5월 공개했다. 현대투신 등 기관투자가의 지분도 10%에 달한다. 삼성은 한 주도 없다. "

- 삼테크의 매출액과 홍콩 현지법인의 매출액이 겹치는 부분은 없는가.

"홍콩법인은 삼테크가 투자했을 뿐 운영은 독립적이다. 매출의 90% 이상이 내수이고, 홍콩법인과의 거래는 거의 없다. 홍콩은 현지 외국법인만 상장할 수 있는 GEM이란 증시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데 몇년 내 홍콩법인을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홍콩법인은 중국시장을 겨냥해 삼테크처럼 선전(深□)에 있는 벤처기업들과 기술제휴를 하고 있다. "

- 올해 역점사업은.

"인간의 유전자 정보가 해독되고 있어 바이오테크와 결합한 정보기술 프로그램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마크로젠과 제휴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콘텐츠사업에도 본격 나설 계획이다.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외 벤처기업과의 제휴를 더 늘릴 것이다. "

- 동업 형태의 회사경영에 한계는 없는가.

"1대 주주지만 대표이사를 계속할 생각은 없다. 능력을 검증한 임원이나 전문경영인에게 언제든지 회사운영을 맡길 계획이다. 지분의 절반을 공개했지만 경영권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 "

- 재무구조는.

"자본금은 50억원, 부채비율은 54%다. 은행예금이 20억원을 넘는다. 사실상 차입금이 없는 경영을 하는 셈이다. 사내유보액이 3백억원에 달해 자금도 넉넉한 편이다. "

◇ 이찬경(54)사장은〓삼성물산 이라크.쿠웨이트 주재원으로 활동했다. 1980년대 초반 이라크에서 국경지역에 설치할 철조망 5천만달러어치를 수주하는 등 중동지역 군수물자 수출의 베테랑이었다. 90년 삼성물산의 정보통신사업부장으로 있다가 삼테크의 대표를 맡아 11년째 삼테크를 이끌고 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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