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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란씨 뮤지컬 '의형제'팀 다시 합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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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지난해 가을 뮤지컬 '의형제' (김민기 번안.연출)에서 주인공 간난이로 출연한 배우 방주란이 두달간의 휴식을 마치고 3월 1일부터 '의형제' 팀에 다시 합류한다.

"지난해 4개월 장기공연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 조금 서운하긴 했는데, 막상 다시 하려니 잘 해낼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섭니다. " 지난해 9월부터 오는 5월까지 장기공연으로 '의형제' 를 대학로 무대에 올리고 있는 극단 학전은 방주란을 찾는 관객이 많은 데다 방씨가 간난이 역에 가장 어울리는 배우라는 판단을 내리고 재출연을 요청한 것.

간난이는 자신이 직접 기르는 무남과 부잣집에 양자로 들인 현민, 쌍둥이 형제가 가난과 전쟁, 산업근대화 정책 때문에 사이가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어머니 역. 방주란은 결국 한날 한시에 두 아들을 잃는 어머니의 처절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연기한다.

'의형제' 는 공연 시간이 3시간으로 소극장 뮤지컬로는 긴 편. 방씨는 "대사를 외고 오랜 시간 무대에서 노래하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었지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나의 한계를 시험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고 말한다. 객석에서도 힘들어 보였는지 만나는 사람마다 '잘했다, 좋았다' 는 칭찬보다 '힘들겠다, 밥 많이 먹어라' 고 걱정을 해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공연 중 눈물 콧물을 빼며 얼마나 울었는지, '울주란' 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 '배우가 감정에 빠져 필요 이상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도 좋지 않다' 는 연출가의 지적을 받을 정도였어요. 초반에 다 울어버려서 12월말쯤엔 눈물도 나오지 않더라구요. "

공연을 마친 뒤론 쌓인 피로도 풀고, 모처럼 친구들과 만나 공연도 보러 다녔다는 방씨는 지난번 공연 때 미흡했던 부분들을 명확하게 연기하겠다는 각오다.

91년 서울예전을 졸업하자마자 서울시립뮤지컬단 소속으로 5년을 지냈다. 이후 신시뮤지컬컴퍼니와 '이수일과 심순애' '서울사람들' 등 작품활동을 하면서 뮤지컬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의형제' 에서 한많은 어머니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면서 기존의 발랄한 소녀역에서 한층 연기의 폭을 넓힌 인상이다.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는 뮤지컬도 좋지만 다음엔 갈등과 심리 등을 표정과 대사를 통해 객석에 전달하는 정극에 또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는 그는 벌써부터 또다른 변신을 꿈꾸고 있다.

극단측은 3월부터 기존의 영어자막 외 일본관광객들을 위한 일본어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형제' 공연 실황음반을 판매키로 했다. 5월 13일까지 학전 블루. 02-763-8233.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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