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준비 '발품대신 클릭으로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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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올해 경희대에 입학할 예정인 최창준(19)군은 요즘 대학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집이 청주라 서울에 자주 올라갈 수 없어 학교 소식이나 동호회, 하숙집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최군은 홈페이지 서핑 하루만에 강의 일정이나 동호회, 하숙집 등 대학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한아름 얻었다.

새학기를 앞두고 전국의 상아탑 홈페이지가 재학생은 물론 신입생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학교 이곳저곳을 일일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한눈에 대학 생활과 각종 인프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수들과 학과 사무실 연락처를 찾아 강의 일정을 검색하는 것은 기본이고, 동아리 사이트에서 원하는 모임의 활동상황을 점검한 뒤 회원 가입도 할 수 있다.

학생회 게시판에는 요즘 선후배 사이에 이슈가 되고 있는 현안들이 대자보로 걸려 있고, 벼룩시장에선 하숙집 등 자취 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들이 게시된다.

서울대 홈페이지는 신입생들을 중심으로 생활정보 관련 사이트에 방문자가 몰리고 있다. 특히 'SNU라이프' 서비스는 대학 주변에 위치한 5백여곳의 지리정보시스템(GIS)기능까지 담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대학 인근 지도가 신림.봉천 등 동(洞)별로 구분돼 나타나고, 이 중 하나를 선택하면 해당 지역이 확대되면서 주요 하숙집에 따라 번호가 매겨져 표시된다.

예를 들어 신입생이 신림2동을 클릭한 뒤 원하는 곳의 ××번호를 누르면 127-××번지, 월 최저 28만원, 책상.세탁기 이용, 879-×××× 등 정확한 주소와 하숙방 현황, 이용시설, 연락처 등을 볼 수 있다.

박영래 학생처 과장은 "연말까지 정보를 1천 군데로 늘려 국내 최대 사이트로 만들 계획" 이라며 "찾기가 편한 데다 복덕방 비용이 들지 않아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고 소개했다.

연세대는 학생들은 물론 교수들을 위한 학사 일정과 각종 행사에 대한 정보를 홈페이지에 많이 담았다. 사이트에 들어가자마자 게시판 형태의 '뉴스&이벤트' 가 눈에 띄면서 대학 교정에서 요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어떤 행사가 예정돼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요즘엔 신입생에게 큰 관심거리인 1학기 수강신청 안내가 상세히 담겨 있고, 연세춘추 수습기자 모집이나 인터넷 토플시험, 단과대 학생회별 오리엔테이션 행사, 학자금 융자 등이 올려져 있다.

기획실측은 "요즘엔 특히 새학기 직전이라 학생들의 접속이 몰린다" 며 "정확한 수치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때보다 두배 이상 몰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고 설명했다.

고려대 홈페이지는 학생회 활동이 활발하다. 서울 안암과 조치원 서창 캠퍼스로 나뉜 동아리 현황과 아르바이트 소개 등이 특히 인기다. 사회.체육.전시.언어.문화.과학.예술.종교 등 1백개가 넘는 동아리 사이트는 클릭하면 바로 연결돼 자세한 정보가 나온다.

또 아르바이트를 원하거나 중고 컴퓨터나 휴대폰을 장만하려는 신입생은 벼룩시장에 들어가면 해결된다. 국어 논술 교사부터 유아 영어 강사까지 다양한 과외 아르바이트에 대한 구인.구직 정보가 나오고, 선배가 후배에게 그냥 주는 물건들도 운이 좋으면 찾을 수 있다.

학생회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데, 학생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참여가 높아 짭짤하고 좋은 정보들이 많다는 게 학생들의 얘기다.

이밖에도 서강.성균관.한양.이화.부산.전남.경북.충남.강원대 등 전국의 대부분 대학들이 학생들을 위한 홈페이지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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