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대북지원 독일 언론] 적극 지원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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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독일 농업.소비자보호부 장관 레나테 퀴나스트는 3주 전 제1공영TV(ARD)에 출연, 인상깊은 설명을 했다.

40만마리의 소를 도살, 소각해 버리는 것이 많은 사람들은 물론 자신에게도 고통스러운 조치이기는 하지만 다른 방법을 허용할 만한 실질적이고 의미있는 제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이러한 제안이 있다. 북한이 독일의 구조의사회(카프 아나무르)를 통해 독일 정부에 20만마리분의 쇠고기 원조를 요청한 것이다.

북한은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 그 결과 어른들은 물론 다수의 아동들이 제대로 먹을 것이 없어 심한 발육부전을 겪고 있다.

북한은 고립돼 있고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 북한에 대한 쇠고기 지원이 시장질서를 파괴할 우려는 거의 없다.

그리고 북한 정부가 현재 이러한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 우리가 북한에 이를 촉구한 것이 아니다.

독일의 다수 국민들은 적어도 건강한 소들 중 일부가 소각장에서 완전 폐기하지 않아도 되는 이러한 실용적 방안이 있을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안도했다.

그런데 (독일 정부는) 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가.

북한에 대한 쇠고기 지원을 통해 소 20만마리가 단순히 시장 안정차원에서 폐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이는 독일 내부적으로 부담을 크게 줄여줄 뿐 아니라 향후 가난한 자들을 보다 배려하는 세계적으로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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