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별 재료없는 상승장…외국인 움직임에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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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2월 들어 '계륵(鷄肋)' 과 같은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끼어들자니 막차를 탈 것만 같은데 정작 주가는 슬금슬금 오른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1.6%, 코스닥지수는 6.9% 상승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대량 거래와 함께 연중 최고치를 경신해 2차 랠리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주가를 움직일 이렇다할 재료를 찾기는 어렵다. 연초부터 시작된 유동성 장세가 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역시 외국인 덕분이다.

2월 초 잠시 매도로 돌아섰던 외국인들은 최근 6일간 5천5백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개인의 고객예탁금은 약 1천7백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재미있는 것은 외국인이 거래소에 돈을 넣고 있는데 오르는 건 코스닥이라는 점이다. 개인들이 거래소에서 주식을 팔아 코스닥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거래소에서 순매수를 끊거나 줄이면 이런 연결고리도 이어지기 힘들 것이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나스닥이 5% 남짓 하락했다. 생산자 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보이고 산업생산 하락률이 커질 조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업들의 실적악화 우려가 강해지는 가운데 미국의 이라크 폭격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전망으로 유가도 반등세로 돌아섰다. 증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외국인들이 주초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거리다.

국내 변수로는 한때 4%대까지 급락했던 국고채 금리가 지난 주말 크게 반등했다. 아무래도 증시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어느 때보다 장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정을 받더라도 폭이 클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지만 오른다 해도 거래소의 경우 직전 고점인 620을 넘기는 당분간 힘들어 보인다.

자신이 없을 땐 쉬는 것도 좋은 투자방법이다. 저금리 혜택이 기대되는 증권주와 저가 대형주 등에 한정된 소극적 매매가 바람직해 보인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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