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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범, 한쪽 다리로 체중 3. 5배 들어 올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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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호 19면

상체를 세우고 엉덩이를 내민 뒤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는 스쿼트. [중앙포토]

한국 대표선수들이 캐나다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연달아 메달 사냥에 성공하며 국민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여기에 모태범·이상화·이정수 등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의 탄력 있는 근육질 넓적다리(대퇴)에 대한 감탄도 이어지고 있다. 큼지막한 넓적다리 근육에서 발산하는 엄청난 다리 힘으로 거침없이 내달리는 선수들의 모습은 준마를 연상케 한다. 이 같은 관심은 ‘금벅지·메달벅지·철벅지…’ 등 신조어를 만들었다. 근육질의 넓적다리는 건강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신체 부위 중 하나다. ‘건강’‘힘’ ‘아름다움’이 녹아 있는 넓적다리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 보자.

대한민국 쾌속세대, 그들의 ‘금벅지’에 담긴 비밀

넓적다리 뼈 당겼다 펴며 힘 발휘
‘근육(筋肉)’은 우리 몸에 있는 힘줄과 살이다. 수축과 이완을 하며 뼈를 잡아당겼다 펴면서 동작을 만든다. 우리 몸에는 640여 개의 근육이 있으며 몸무게의 40%를 차지한다. 근육은 의지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수의근과 자율신경에 의해 스스로 운동하는 불수의근이 있다. 넓적다리 근육은 수의근이다. 대표적인 불수의근은 항상 쉬지 않고 운동하는 심장근육이다.

근육은 모세혈관 분포 정도에 따라 적색근과 백색근으로 나뉜다. 모세혈관이 많은 적색근은 산소공급량이 많아 지구력이 좋다. 지근으로도 불리며 육상선수로 치면 마라토너에게 발달해 있다. 백색근은 순간적인 힘을 발휘해 속근으로 불리며, 100m 등 단거리 선수에게 발달돼 있다.

넓적다리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다. 우리 몸 중에서 가장 큰 근육들이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넓적다리뼈 길이도 신체 중 가장 긴데 평균 남성이 40㎝, 여성이 38㎝다. 넓적다리 근육은 무릎을 굽히거나 펴고, 안쪽과 바깥쪽 동작을 가능하게 한다. 모태범 등 스케이트 선수는 넓적다리 근육 중에서도 스케이트 날을 밀 때 중요하게 기능하는 넓적다리 안쪽 내전근이 발달해 있다.

넓적다리가 발달한 사람은 성인병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있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은 소화기관에서 포도당으로 바뀌어 혈액을 통해 몸 전체 근육으로 보내진다. 근육으로 들어간 포도당은 혈액의 산소와 반응해 에너지를 발생한다. 신체 근육 중 가장 큰 넓적다리 근육이 발달하면 그만큼 지방과 당 대사능력이 높아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

우석대 스포츠의학과 윤신중 교수는 “넓적다리 근육은 우리가 서있을 때 자세와 균형을 유지하고, 이곳 근육 세포의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생성한다”고 말했다. 허벅지 근육이 크다는 것은 자동차로 치면 엔진 출력이 높은 것과 같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연구원은 “무릎 위 넓적다리부터 허리까지를 ‘파워존’ 이라고 한다”며 “이곳이 바로 힘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넓적다리 근육에서 나오는 근력은 얼마나 될까.
윤신중 교수는 “허벅지의 운동 능력은 굵기와 비례한다”며 “넓적다리를 중심으로 나오는 다리 근력은 보통 여성이 100~150%/BW(Body Weight), 남성은 180~200%/BW”라고 말했다. 근력은 넓적다리 근육의 힘으로 무릎을 굽혔다 펼 때 나오는 힘을 말하며 300%/BW면 자기 체중의 3배를 들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남성의 평균 넓적다리 둘레는 20인치, 여성은 18인치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모태범과 이상화의 넓적다리 둘레는 각각 26, 23인치다. 날씬한 여자의 허리 굵기와 비슷하다.

모태범 선수의 다리 근력은 오른쪽과 왼쪽이 각각 372%/BW, 368%/BW다. 모태범 선수 몸무게를 78㎏으로 볼 때 한쪽 다리로 약 290㎏ 가까이를 들어올리는 것이다. 이상화 선수도 각각 277%/BW, 268%/BW로 남성보다 좋다.

근지구력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오랜 시간 반복할 수 있는 능력으로 모태범과 이상화가 각각 73, 75다. 일반 남성의 근지구력은 35 정도다.

잘 발달한 넓적다리 근육은 몸매를 돋보이게 하는 ‘뷰티풀 존’이기도 하다. 운동을 통해 잘 관리하면 몸매에 균형감을 줘 깡마른 사람보다 멋진 몸매를 과시할 수 있다.

성봉주 연구원은 “넓적다리에 근육이 발달해 탄력이 있으면 몸매가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힌다”며 “어떤 동작을 취하든 안정감이 있어 사람을 돋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대구보건대 건강다이어트과 박미란 교수는 “대퇴골은 무릎에서 엉덩뼈 쪽으로 약간 V자형으로 위치해 있다”며 “다이어트 등으로 허벅지가 너무 얇으면 허벅지 사이에 빈 공간이 생겨 옷을 입어도 맵시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굵다고 모두 건강한 넓적다리일까. 넓적다리도 질을 따져야 한다. 성봉주 연구원은 “넓적다리가 굵어도 지방이 많으면 건강한 것으로 보기 힘들다”며 “근육량과 지방량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굵은 허벅지 당·지방대사 능력 뛰어나
비만 기준은 체질량지수(BMI,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5 이상이면 지방이 많은 것이다. 보다 정확하게 넓적다리의 건강을 판단하려면 체지방 기계로 측정했을 때 체지방률이 여성은 30%, 남성은 20% 미만이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허벅지와 엉덩이 지방은 천천히 분해되면서 아디포넥틴이라는 특정 호르몬을 많이 만들어 혈관 내 당 조절과 지방 분해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건강한 넓적다리를 만들기 위해선 평소 규칙적인 하체 운동이 필요하다. 특히 노인은 넓적다리 근력 운동에 더 신경 써야 한다. 허벅지에 근육이 감소하면 근력과 평형감각이 떨어져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에는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스태퍼, 스쿼트 등이 있다. 스쿼트는 상체를 세우고 엉덩이를 내밀며 무릎과 허벅지를 90도 각도로 만든 뒤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다. 넓적다리의 근력을 키우기 위해선 근육에 과부하를 주는 것이 좋다. 계단을 한동안 200개 올랐다면 단계적으로 계단 개수를 늘린다. 스쿼트도 처음에는 맨손으로 했다가 아령 등으로 체중을 늘린다. 운동을 보름간 안 하면 다시 근육이 감소하기 때문에 운동은 꾸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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