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선호 종목' 길목 지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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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증시의 숨고르기가 1주일여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추가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 유동성 장세의 원동력인 자금 유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분간 숲보다 나무를 주목하라' 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중순 이후 한달 가까이 8조7천억원 수준에서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연말에 비하면 2조7천억원 늘었지만 이 액수는 같은 기간 중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과 정확히 일치한다.

올 들어 국채와 우량 회사채 금리가 모두 2%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으나 증시로 돌아온 국내 자금은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외국인도 지난달처럼 숨가쁘게 사들이기에는 힘겨운 상황이다. 나스닥이 3일 연속 하락하며 2, 500선 아래로 내려간 데다 올 들어 증가세를 보이던 뮤추얼 펀드.글로벌 펀드 잔액도 최근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재료 역시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금리 인하 기대감을 빼면 특별한 게 없다.

이에 따라 당분간 거래소 560~620, 코스닥 75~85의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며 테마 종목군과 재료 보유주들의 빠른 순환매가 전개되리라는 예상이 많다.

최근 반도체값 하락과 외국인 매도로 삼성전자 등 핵심 블루칩이 압박을 받고 있는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현재는 나스닥 하락에 대한 부담과 연기금의 적극적인 매수가 지수 등락폭을 좁히고 있는 상황" 이라며 "투신권 자금 유입과 금리 하락세 지속 등 국내 요인이 충분히 강화될 때까지 개인 선호 종목의 순환매가 불가피하다" 고 지적했다.

◇ 추격 매수보다 '길목 지키기' 가 낫다〓최근의 순환매는 증시 전문가들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주 광우병 수혜주.금광 관련주.환경 관련주.어업주.자산주 등이 테마로 떠올랐으나 하루 이틀 강세를 이어가다 다른 종목군에 밀려나는 양상이 계속됐다.

대유투자자문 이응성 상무는 "테마주에 대한 추격 매수는 기대 수익보다 위험 부담이 더 크다" 며 "단기 매매를 전제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종목군의 '길목 지키기' 전략이 유효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은 이날 실적이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 저 PER(주가수익비율)주와 최근 다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A&D(인수 후 개발)종목에 대해 조정시 저가 매수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증권도 보안 및 전자상거래 솔루션.전자화폐.스토리지 및 게임.바이오 종목끼리의 순환매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SK증권은 금리 하락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거래량 증가를 이끌고 있는 증권주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저가 대형주(한화석화.호남석유.LG화학.제일모직.삼성물산.한국타이어 등)에 관심을 가져볼 때라고 지적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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