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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담수화 전면 백지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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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994년 방조제 준공 이후 호숫물이 썩어들어가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했던 경기도 안산.시흥시 일대 시화호의 담수화(淡水化)계획이 전면 백지화됐다.

정부는 11일 하수처리장 등 환경 기초시설에 앞서 무리하게 방조제를 건설함으로써 심각한 수질오염 문제가 발생한 시화호의 담수화 계획을 완전히 포기하고 해수호로 남겨두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87년 착공 전 바다였던 시화호는 방조제 건설로 민물 호수가 됐다가 다시 바닷물이 드나드는 해수호로 남게 됐다.

정부가 96년 오염된 호숫물(민물)의 방류를 시작한 이래 시화호는 차츰 바닷물 호수로 바뀌어왔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사업계획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방조제 건설비 6천2백20억원과 수질개선 사업비 2천79억원 등 약 8천3백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의 결정은 건설교통부.농림부.해양수산부.환경부 등 관계부처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호수 수질개선이 어렵고 농업용수 등 민물 이용계획도 별로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그간 수질개선 투자에도 불구하고 인근 안산.시흥지역의 생활오수와 축산폐수, 안산.반월공단의 산업폐수가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유입되면서 97년엔 시화호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최고 26ppm까지 높아졌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97년부터 담수화 작업을 일시 중단한 뒤 방조제 갑문을 적절히 개방해 오염된 호숫물을 바닷물로 희석해왔다.

정부는 시화호의 내.외해 및 간석지(개펄) 3천3백만평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내년 중 확정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조력(潮力)발전소 건설, 해양 자연사박물관 건립, 항만 물류기지 건설 등을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방조제가 건설돼 앞으로 간척사업에 필요한 토사량이 크게 줄어 4조6천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생길 것" 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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