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기아차 와줘서 고마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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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시에 있는 기아자동차 매장에서 23일(현지시간) 직원이 고객들과 차량 구매 상담을 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2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 기아차 공장이 들어선 이 도시는 오랜만에 활기를 찾고 있다. 시내 곳곳에는 “우리 마을에 기아차를 보내주신 것을 신께 감사합니다”라는 푯말이 붙어 있다. 이 지역에 들어선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시험 생산을 거쳐 26일 준공식을 한다. 조지아 공장 준공으로 기아차는 미국 현지에서 신차 개발과 생산·판매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체제(판매법인-디자인센터-공장)를 구축했다. 목장이 많은 웨스트포인트는 10여 년 전부터 방직업이 시들해지면서 ‘유령마을’로 변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기아차 공장을 유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아차와 협력업체 25개사는 51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조지아주 노동부에 따르면 이 지역 실업률은 지난해 6월만 해도 14.5%에 달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12.7%로 떨어졌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2012년까지 인근 9개 도시에서 모두 2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전망이다. 이곳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카터 브라운은 “전통적으로 밀농사가 주업이었는데 이마저 쇠퇴의 길을 걸어 집값이 크게 하락해왔다”며 “하지만 기아차 조지아 공장이 들어서고 노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지역 경제에 생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주 정부의 지원도 활발하다. 2008년 3월 공장 주변에 강의실과 다목적 홀이 갖춰진 6600㎡ 규모의 ‘기아 조지아 트레이닝센터’를 건립했다. 공장 정문 앞을 통과하는 ‘기아 파크웨이(Kia Parkway)’와 트레이닝센터로 연결되는 길도 만들어줬다. ◆신형 쏘렌토 호조=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시 인근 카슨시 기아차 판매점. 평일인데도 10여 명의 손님이 쏘렌토를 살펴봤다. 이곳 후안 알라콘 매니저는 “이달 초 수퍼보울 경기에 신형 쏘렌토 광고가 나온 이후 매장을 찾는 방문객들이 20% 이상 증가했다”며 “더구나 올해는 조지아 공장에서 쏘렌토가 생산돼 해볼 만하다”며 의욕을 보였다. 1997년 문을 연 이 매장은 지난해 1035대를 판매했다. 올해는 1400대가 목표다. 신형 쏘렌토는 미국에서 본격 판매에 들어간 지난달 7398대가 팔렸다. 구형 쏘렌토 판매가 지난해 월평균 2500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알라콘은 “쏘렌토의 멀티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는 USB단자 등 최첨단 사양에 고객들의 관심이 많다”며 “기아차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차라는 이미지를 넘어 디자인이 뛰어나고, 믿을 만한 차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기아차 미국판매법인(KMA)은 올해 미국에서 전년 대비 15% 늘어난 34만7000대 판매를 목표로 정했다. 안병모 KMA 사장은 “하반기에 콤팩트 SUV 신차 스포티지R과 중형세단 로체의 후속 모델인 TF를 출시해 쏘렌토와 함께 미국시장에서 기아차 돌풍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스포츠 마케팅 활기=기아차는 다음 달 LPGA 투어 ‘기아클래식’의 공식 스폰서로 참가한다. 지난 7일 미국 TV에 방영된 쏘렌토의 수퍼보울 광고는 현지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으며 기아차 이미지를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이라이드 드림(Joyride Dream)’이라는 제목의 광고는 피플지와 첨단기술 관련 사이트인 기어 로그(Gear Log)가 선정한 자동차 부문 최고의 광고로 선정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69개의 수퍼보울 광고 중 기아차 광고를 7위에 올렸다. 로스앤젤레스·웨스트포인트=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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