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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덤테기(?)를 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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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인터넷상에 가격 비교 사이트가 생겨나면서 물건을 살 때 어수룩하게 바가지를 쓰는 일이 많이 사라졌다. 제품에 대한 후기를 인터넷에 꼼꼼하게 올리는 누리꾼이 늘면서 저질 상품을 좋은 상품인 양 속여 팔기도 힘든 시대가 됐다.

“가격을 미리 알아보지 않고 갔더라면 덤테기 쓸 뻔했어” “덤태기 쓰지 않도록 가격 비교 사이트에 먼저 들어가 봐라”에서와 같이 남에게 넘겨씌우거나 남에게서 넘겨받은 허물 또는 걱정거리를 가리켜 ‘덤테기’ 또는 ‘덤태기’라 부르곤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덤터기’가 맞는 말이다.

“판매원의 말에 홀딱 넘어가 덤탱이 썼다”에서와 같이 ‘덤탱이’라는 표현도 종종 볼 수 있으나 이 역시 ‘덤터기’의 잘못이다. ‘덤탱이’뿐 아니라 ‘구석탱이’ ‘볼탱이’ 등처럼 단어에 ‘~탱이’를 붙여 쓰는 예가 간혹 있다.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었다”에서의 ‘눈탱이’ ‘밤탱이’도 그런 예다. 그러나 모두 방언이거나 잘못된 표현이다.

참고로 “오늘 술값은 내가 담타기 쓰게 생겼다”에서의 ‘담타기’는 잘못된 표현처럼 보이지만 ‘덤터기’보다 작고 가벼운 느낌을 주는 말로, ‘덤터기’의 작은말이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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