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국 관광객 유치 4000명 → 1만명 대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광주광역시와 인천시가 중국 노인 관광객 유치에 대박을 터뜨렸다. 노인들이 좋아하는 관광 상품을 적극 개발해 홍보한 것이 주효했다. 틈새 마케팅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결과는 놀랍다. 올해만 모두 1만여 명의 중국 노인들이 이 두 도시를 찾기로 했고 내년부터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이 평균 147만원(2008년 기준)을 쓴 것을 감안하면 올해만 두 도시는 147억여원의 관광수입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의 대중국 관광역조를 시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중국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319만 명에 달했으나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134만 명에 불과했다.

중국노인관광연합체 장원 이사장(오른쪽) 등 간부들이 24일 광주광역시 빛고을 노인건강타운 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노인을 위한 시설과 서비스가 놀랍다. 한국을 찾는 중국 어르신들이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24일 오후 광주시 남구 ‘빛고을 노인건강타운’. 중국노인관광연합체의 장원(張雯·여) 이사장 일행 9명은 활짝 웃었다. 이들은 이날 광주시와 ‘중국 노인 만 명 광주행사’ 개최 협약을 맺었다. 중국노인관광연합체는 중국 전역 88개 여행사를 회원사로 둔 민간단체로 매년 1만 명 이상의 자국 관광객을 모집해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다. 광주시의 노인 전용 관광 상품에 반한 연합체 측은 다음 달 2일 첫 팀 600여 명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1만여 명의 노인 관광객을 광주에 보내기로 했다. 양리핑(楊立平) 중국 허베이성 친황다오(秦皇島)시 여행사협회장은 “숙박 등 수용 여건만 된다면 연말까지 1만5000명을 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6월 빛고을노인건강타운 개원을 계기로 중국의 노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에 나섰다. 중국 노인관광객 유치 경험이 많은 인천과 협력해 같은 달 중국 친황다오에서 설명회를 열었다. 두 달 후 중국 노인 관광객 300여 명이 빛고을 노인건강타운을 방문, 호응을 얻었다.

김집중 광주시 관광진흥과장은 “빛고을 노인건강타운을 보고 감탄하는 중국 노인 관광객을 보자 중국 노인 관광 시장을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중국 여행사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인천시에 이어 관광공사와도 머리를 맞댔다.

광주시와 인천시, 관광공사는 공동으로 지난해 12월 1일부터 8일까지 친황다오·베이징(北京)·톈진(天津)·선양(瀋陽)을 돌며 한국 관광설명회를 열고, 현지 여행사로부터 노인단체 관광객 송출 약속을 받았다. 이어 1월에는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열린 중국노인관광연합체 총회에 사절단을 파견, 한국 방문 행사 지원 방안을 제시해 긍정적인 답을 얻었다. 중국에는 2009년 말 현재 60세 이상 노인이 3억여 명에 달한다.

광주시는 인천시·한국관광공사 등과 논의해 (중국)노인 관광객이 시를 방문하면 이들을 위한 각종 축하공연과 경연대회를 열어 마음을 잡기로 했다. 또 전국 최고 시설을 자랑하는 광주 빛고을 노인건강타운을 둘러보고 건강진단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곳에 야외무대를 설치해 중국과 한국의 노인들이 참여하는 시립합창단·시립국극단·시립어린이합창단 공연을 제공하기로 했다. 양국 노인들이 교류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이튿날에는 중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정율성(광주 출신의 중국혁명음악가) 예술가곡 합창대회’ 경연대회가 열린다. 시는 행사 기간 중 빛고을 건강타운 안에 ‘실버 장터’를 운영해 노령친화제품을 홍보하고 향토 특산품도 판매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무료건강검진 서비스와 중국 노인 관광객 특성을 고려해 보성 녹차 밭 입장료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3박4일이나 4박5일 여행코스는 인천(여객선이나 항공기 이용해 입국)~군산~광주 환영행사~전남~충남~경기·서울~인천(귀국)으로 짜여 있다. ㈜한중(KO&C)여행사 김용진 사장은 “한국 노인과 교류하기를 원하는 중국 노인이 많다. 광주에서 축하공연 등으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엄청나게 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007년 2300명, 2008년 4300명, 2009년 1만 명(중국인 4000명) 수준이다. 올해는 중국 노인 관광객을 포함해 3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광주=천창환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