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차세대 우주왕복선 개발 참여한 NASA 연구원, 서울대 의대 교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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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차세대 우주왕복선 개발에 참여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선임연구원 김성완(48·사진) 교수가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임용됐다.

1981년 서울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김 교수는 3학년때부터 ‘자동제어(automatic control)’ 기술에 흥미를 느꼈다. 자동제어는 미리 입력해 둔 목표치와 피드백 수치가 다르면 자동으로 오차를 수정하는 기술로 생체공학 등에 응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미국 드라마 ‘600만불의 사나이’에 등장하는 생체공학 기술을 자기 손으로 구현해 보겠다는 생각에 관련 연구에 빠져들었다.

1984년 신설된 서울대 의공학 협동과정에 합류했고, 한국인 체형에 맞는 인공심장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관련 논문으로 1987년 석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의공학과는 거리가 먼 연구를 하게 됐다. UCLA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중 자동제어 분야 권위자인 A. 발라크리슈난 교수의 지도로 ‘항공분야 자동제어’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김 교수는 그 뒤 영국 항공방산업체 BAE시스템스의 군용 유인항공기시스템 선임 개발팀장과 미국 보잉사의 수석 공학자 등으로 일하며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무인항공기(UAV) 등의 자동 항법제어장치를 개발했다. 2000년부터는 NASA 랭리 연구센터에서 차세대 우주왕복선 X-37 개발에 참여해 왔다.

미국 항공우주 분야에서 입지를 다진 그가 20여 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까닭은 초심으로 돌아가 못다한 의공학 연구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의공학은) 원래 하고 싶었던 분야인데다 자동제어의 기본원리는 거의 같아 항공우주와 의공학이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의공학은 인공심장, 인공 팔·다리, 수술 로봇 등 자동제어를 적용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암·알츠하이머병 등의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데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4일 귀국한 김 교수는 다음달부터 서울대 의공학과 강단에 설 예정이다. 김 교수는 미국항공우주학회(AIAA)의 어소시에트 펠로이며, 세계 최대 엔지니어 협회인 전기전자공학자회(IEEE)의 시니어 멤버이기도 하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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