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한국 환경지수 왜 95등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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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 민족이 분단을 통해 얻은 거의 유일한 유산은 비무장지대(DMZ)의 환경인 것 같다."

5일 환경부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김대중(金大中.얼굴)대통령이 한 말이다.

"비극의 현장 속에서도 민족의 미래를 위해 무언가 가능성을 찾으려는 노력" 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金대통령은 DMZ의 생태계 보전 쪽에 초점을 맞춰 질문을 던졌다.

특히 경의선(서울~신의주) 복원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습지 보전대책, 유네스코의 접경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물었다.

배석한 장명국(張明國)자연보호중앙협의회장은 "남북대화에서 북한의 환경보호를 경협의 조건으로 제시할 수 있다" 는 의견을 제시했다.

金대통령은 또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환경지속지수에서 한국이 1백22개국 가운데 95위라는 건 충격적" 이라며 "지금도 그렇게 나쁜가. 아니라면 국민이 오해하지 않게 설명해야 할 것 아니냐" 고 물었다.

이에 김명자(金明子)환경부장관은 "그 지수는 90년 자료를 기초로 한 것" 이라며 "96년 규제강화 이후 대기수준이 놀랍게 달라졌는데도 옛날 자료를 인용해 왜곡된 결과가 나왔다" 고 해명했다.

또 金대통령은 서울의 누수율(漏水率.18%)을 외국 대도시와 비교하며 " '물 쓰듯 한다' 는 말이 '물 아끼듯 한다' 는 말로 바뀌도록 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보고는 일문일답식으로 진행됐다.

金대통령은 국립공원 등산로 예약제, 4대강 유역 상류의 피혁.염색.도금공장 및 대규모 축산농가와 러브호텔 밀집현상 대책, 가전제품 재활용 촉진방안, 천연가스 보급대책 등을 꼼꼼하게 챙겨 물었다.

환경부 관리들은 "예상은 했지만 金대통령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이 정도로 구체적인지는 몰랐다" 고 말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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