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캐릭터 동화 들어보실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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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로 창의력 키워요.” 둘리·아기곰 푸·뽀로로. 만화 속 캐릭터가 내 손끝에서 작품으로 살아난다. 특징을 잡아내는 법만 익히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팝업북부터 점토로 만든 볼펜 장식인형까지 쉽게 만들 수 있다. 한국아동미술교사연수원 박정아 교수(즐거운책만들기교실 대표)로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재미있게 미술놀이하는 법을 들었다.

입이 쩍쩍 벌어지는 팝업북 만들기

“커다란 귀와 동그란 코를 보고 바로 알았어요, 코알라라는 걸요.”지난 23일 방배동에 위치한 박 교수의 실습실. 배정희(경기 장기초3)양이 박 교수와 함께 캐릭터를 활용한 미술놀이 배우기에 한창이다. 오늘 활용할 캐릭터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릴로와 스티치’에 등장하는 주인공 스티치. 스티치가 원래 어떤 동물인 것 같냐는 박 교수의 물음에 배양은 “코알라”라며 코알라의 외형적 특징을 또박또박 설명했다.

배양이 스티치의 몸 중에서 가장 인상깊다고 지목한 곳은 커다란 입. 펼쳤다 접을 때마다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팝업북은 스티치의 커다란 입을 표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큰 도화지를 반으로 접어 한쪽 면에 크게 스티치의 얼굴을 그린다. 길게 그린 입에 조심스럽게 칼집을 내서 위아래를 삼각형 모양으로 접으면 책을 접었다 펼 때 마다 뻐끔거리는 스티치의 입이 만들어진다. 입 속(도화지의 다른 한쪽)에 하얀이와 빨간 입속을 그려넣고 다른 부위도 색칠하면 20분만에 스티치 팝업북이 탄생한다. 박 교수는 “도화지로 말풍선 모양을 오려 붙여 캐릭터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꾸밀 수도 있다”며 “편지봉투 모양을 만들어 그 속에 캐릭터의 소개글을 적어넣는 등 활용할 방법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나만의 캐릭터로 창의력도 쑥쑥

캐릭터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훌륭한 도구다. 박 교수는 “실제로는 만날 일이 없는 캐릭터들을 한 공간에 모아 이야기를 꾸며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둘리와 아기곰 푸가 뽀로로 마을을 방문하는 식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꾸며보고 싶다면 ‘캐릭터 극장’ 만들기도 권할만하다. 커다란 종이박스 앞면에 네모난 구멍을 뚫어 연극무대처럼 만든 뒤, 박스 양쪽에 둥근 막대를 끼운다. 이 막대에 자신이 그린 그림 여러 장을 끼워 돌리면 막대를 돌릴때마다 장면이 바뀐다. 칼라점토로 캐릭터를 만들어 팔과 다리를 조금씩 구부려가며 디지털카메라로 한 장면씩 촬영하는 가정용 ‘클레이 애니메이션’도 친구들과 함께 도전해보기에 적당하다.

기존 캐릭터의 특징을 잡아내는 연습에 익숙해지면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다. ‘강아지’를 주인공으로 정한 뒤, 살랑살랑 흔드는 꼬리와 분홍색 혓바닥을 특징으로 골랐다면 이 두 부분을 크게 과장해 그리는 식이다. 마지막엔 초록색 또는 파란색처럼 실제 강아지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색을 골라 몸 전체를 칠하면 개성있는 나만의 강아지 캐릭터가 탄생한다.

박 교수는 “현실의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핑크색 코끼리를 상상해 그릴 수 있을 때 창의력과 감성이 쑥쑥 자라난다”며 “캐릭터가 가진 성격적 특징을 보면서 내가 고쳐야 할 점은 없는가 되돌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설명]“진짜 스티치와 닮았나요?” 배정희양이 캐릭터를 이용한 입체 팝업북을 들고 박정아 교수와 환하게 웃고 있다.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사진=김진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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