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차이나타운 근대 무역항서 관광명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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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한 인천시 중구 관.중앙.신포.신흡.답동 일대에는 인천항 개항 초에 지어진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 50여채가 밀집해 있다.

이중 건축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건축물은 답동성당과 일본 58은행 인천지점(현 중구 요식업조합), 옛 제물포구락부(현 인천문화원) 등 세군데.

사적 287호인 답동성당은 1897년 고딕 양식의 단층벽돌 구조로 지어졌다가 몇년 후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재건축됐다.

58은행 인천지점은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물. 1892~1894년 일본인들이 직접 본국에서 벽돌을 운반해 지었다고 전해진다. 프렌치 르네상스 양식의 2층 목조 발코니와 비늘 모양의 동판을 올린 지붕이 특이하다.

이밖에 옛 제물포구락부 건물은 구한말 우리나라를 찾았던 미국.독일.일본.러시아인들의 사교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1901년 지어졌다.

이뿐 아니라 자유공원의 홍예문(虹霓門), 일본인 정미업자가 살았던 가정집(현 시립도서관 구관), 일본식 절인 해왕사의 시왕전 등이 대표적인 근대 건축물로 남아 있다.

일본 영사관터는 현재 인천 중구청사로, 영국 영사관터는 올림포스호텔, 청국 영사관터는 화교학교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옛 모습이 곳곳에 배어 있는 차이나타운이 1백여년의 오랜 잠에서 깨어나기 위해 변화의 몸짓을 하고 있다. 국제적인의 관광 명소가 되는 데 손색없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올 3월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발맞춰 차이나타운을 관광특구로 지정, 본격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 곳을 통해 한.중 무역을 활성화하고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를 위해 거리 특성을 살려 관광쇼핑 거리.특화점 거리.예술의 거리.벼룩시장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개발할 방침이다.

또 중국 상가와 한약재상, 면세품점, 중국노래방, 수공예품 등 한국과 중국이 조화를 이룬 테마별 복합 공간으로 가꾼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월미도~자유공원~연안부두~차이나타운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벨트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이 지역을 숙박.유통.무역 등 다기능을 갖춘 관광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인천시 김홍섭(金洪燮.52)중구청장은 "뉴욕의 차이나타운 못지않는 화교촌을 형성하도록 유도하겠다" 고 말했다.

글〓엄태민 기자

그래픽〓김영옥.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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