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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에 '돈 바람' 솔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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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투신사에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이는 투신의 주식.채권 매수 여력을 살려 자금시장을 정상화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31일 투신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투신사에는 5조3천9백59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해 투신권에서 45조7천9백14억원이나 순유출되며 국내 주식.채권시장을 마비시켰던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자금 흐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단기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는 8조9백30억원이나 순유입돼 투신사 자금 흐름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MMF에 자금이 대거 몰린 것은 국공채 금리 하락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관투자가들이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비교적 금리도 높은 MMF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MMF는 하루만 맡겨도 연 6% 안팎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가 5%대에 머물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가능하다.

또 언제든 돈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에 자금 시장 불안기에는 단기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대표적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MMF 이외에 주식형.채권형으로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주식을 60% 이상 편입하는 주식형 펀드에는 올 들어 7백70억원이 순유입됐고, 채권에만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에는 5천5백78억원이 들어왔다.

특히 채권형 펀드는 최근 회사채 시장 회복 조짐으로 펀드 설정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래에셋운용의 경우 1월 초 투자등급이 A급인 회사채 펀드를 2천억원 조성했는데 순식간에 동이 났으며 BBB급 회사채 펀드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올해 증시 상승으로 돈을 찾아가려는 압력이 높은 상태. 하지만 증시가 안정적으로 상승한다면 추가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반해 주식과 채권에 모두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는 올 들어 3조원 이상 순유출됐다. 혼합형 펀드에는 투기등급 채권을 50% 이상 편입해야 하는 하이일드와 후순위채(CBO)펀드가 포함되는데 지난해 11월 이후 만기가 된 하이일드 펀드로부터 자금 유출이 심하다.

하이일드 펀드는 올 들어 1조5천2백61억원이 빠져 나갔다. 그러나 CBO펀드에는 2천2백48억원이 순유입돼 혼합형 펀드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투신운용 박성원 채권전략팀장은 "지난해와 달리 올 들어 투신사에 자금이 들어오며 증시 회복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면서 "장기 투자자금이라 할 수 있는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의 자금유입 규모가 크지 않아 본격적 자금 유입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고 지적했다.

한국투신운용 이윤규 이사는 "MMF 자금이 주식형과 채권형으로 유입될 때 투신의 매수 기반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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