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극장 나들이… 안기부돈 파문속 여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이 26일 오후 영화관을 찾았다.

서울 명보극장을 찾은 YS는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를 극장에서 본 게 마지막이니 몇십년 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 이라고 말했다.

나들이에는 김수한(金守漢).김명윤(金命潤).서석재(徐錫宰).신상우(辛相佑).박관용(朴寬用).서청원(徐淸源).박종웅(朴鍾雄).한이헌(韓利憲)씨 등이 부부동반으로 동행했다.

YS일행은 히말라야 K2봉을 등반하는 산악인들이 인간애로 극한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버티칼 리미트' 를 관람했다.

그는 영화를 보고 나서 "오늘 낭만 얘기만 하자. 낭만이 나에겐 최고의 스승" 이라고 말했다.

일행 및 기자들과 함께 인사동의 한식당 청류관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을 함께 하면서다.

"정치 얘기는 오늘 안한다" 고도 했다. 측근들은 " '쉼쉬고 말하는 것이 정치' 라던 평소와는 다른 모습" 이라고 했다.

청류관은 YS의 재임 시절 청와대 주방장이 차린 음식점이라고 한다.

상도동 관계자는 "YS가 단식투쟁 때(1983년)편지를 주고 받았던, 당시 '앞집 꼬마' 이귀희씨가 최근 '영화보러 가자' 고 요청했고, YS가 응해 이뤄진 나들이" 라고 전했다.

주변에선 "안기부 자금 사건에도 불구하고 여유를 보여주겠다는 뜻" 이란 해석도 나왔다.

상도동측은 극장 2층 90석을 예약했다.

이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