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와인' 청도와인(주)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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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을 이용, 와인을 개발한 청도와인(주) 하상오 대표.청도=조문규 기자

감으로 만든 와인이 개발됐다. 경북 청도군 봉기리의 청도와인㈜은 감으로 화이트 와인을 만들어 내년부터 연간 20만병씩 생산키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2000여평의 공장 터에 발효.숙성 탱크와 포장 설비 등을 갖춘 공장을 지었다. 지난 5월 '청도 국제 소싸움축제'에 내놓은 시제품이 좋은 평가를 얻자 양산체제를 갖췄다. 와인의 브랜드는 '감이 그립다'는 뜻의 '감그린'이다. 시판 가격은 한 병(750㎖.12도)에 2만2000원으로 책정했다.

감그린은 이 업체의 하상오(44) 대표가 3년여 연구 끝에 내놓았다. 2001년 청도와인이란 회사 간판을 먼저 내건 그는 감의 발효와 숙성 기술을 배우기 위해 맥주 제조업체까지 찾아다녔다. 발효 기술을 어렵사리 공부한 끝에 혼자 힘으로 감 와인을 만들었다. 하지만 맛과 향이 기대만큼 나지 않았다. 떫은 맛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와인 특유의 향이 안나 시판을 못했다. 이때 우연히 와인 전문가인 하형태(50.한국와인연구소 소장)씨를 만나 감 와인 제조법을 익혔다.

하 대표는 "청도의 소 싸움이 국제적인 투우경기로 자리잡는 것을 보고 지역 주산품으로 세계화 상품을 만들자는 생각이 들어 감 와인의 생산에 나섰다"고 말했다.

청도와인은 내년 3월 도쿄에서 열리는 식품박람회에 참가해 일본 시장을 뚫을 작정이다. 일본 바이어들의 반응이 괜찮아서다. 회사 측은 또 내년 11월 부산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의 만찬 자리에 5년간 숙성시킨 최고급 감 와인(한병에 20만원)을 내놓을 예정이다.

청도=홍권삼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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