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곤 장관
이 장관은 출마설이 제기된 이후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여권에서는 “이 장관 가족들이 출마를 반대한다”는 소문도 돌았다. 이 장관은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는 출마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심정의 일단을 어떻게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여권 핵심부의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들렸다.
이 같은 기류 변화는 이명박 대통령의 결심이 작용한 때문이라는 관측이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그간 청와대 일부 참모들은 “경남지사 선거를 잡음 없이 치르기 위해선 소폭 개각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장관을 내보내야 한다”고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김태호 현 지사가 지난달 3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한나라당에선 이방호 전 의원이 경남지사 선거에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당내 친박계가 경계하는 인물이다. 2008년 18대 총선 공천 때 한나라당 사무총장이었던 그는 ‘박사모’의 낙선 운동 타깃이 됐을 정도다. 그런 그를 경남지사 후보로 공천하는 건 부담스러운 만큼 이 장관이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여권 인사들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만일 이 대통령이 이 장관에게 직접 출마하라고 할 경우 더 이상 고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과 함께 여권의 ‘징집 명단’에 올랐던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충남지사 선거 출마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권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정 장관은 ‘4대 강 살리기에 매진하겠다’며 출마를 고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