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곤 장관, 경남지사 출마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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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달곤 장관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6월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고 여권 고위 관계자가 21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장관이 그동안 출마를 고사해 왔지만 여권에선 계속 선거에 나가라고 설득하고 있다”며 “이 장관의 태도가 많이 달라진 만큼 결국 출마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지속적인 설득 작업을 벌인 결과 이제는 (출마의) 6~7부 능선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출마설이 제기된 이후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여권에서는 “이 장관 가족들이 출마를 반대한다”는 소문도 돌았다. 이 장관은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는 출마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심정의 일단을 어떻게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여권 핵심부의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들렸다.

이 같은 기류 변화는 이명박 대통령의 결심이 작용한 때문이라는 관측이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그간 청와대 일부 참모들은 “경남지사 선거를 잡음 없이 치르기 위해선 소폭 개각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장관을 내보내야 한다”고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김태호 현 지사가 지난달 3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한나라당에선 이방호 전 의원이 경남지사 선거에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당내 친박계가 경계하는 인물이다. 2008년 18대 총선 공천 때 한나라당 사무총장이었던 그는 ‘박사모’의 낙선 운동 타깃이 됐을 정도다. 그런 그를 경남지사 후보로 공천하는 건 부담스러운 만큼 이 장관이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여권 인사들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만일 이 대통령이 이 장관에게 직접 출마하라고 할 경우 더 이상 고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과 함께 여권의 ‘징집 명단’에 올랐던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충남지사 선거 출마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권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정 장관은 ‘4대 강 살리기에 매진하겠다’며 출마를 고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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