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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폭설…부산시 염화칼슘 1시간만에 바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엄청난 눈이 내린 부산.경남지방에서는 공무원들과 시민들이 49년 만의 폭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혼란과 불편이 가중됐다.

그러나 눈을 구경하기 어려웠던 어린이들과 겨울가뭄에 시달리던 농민들은 폭설을 반기는 모습이었다.

○…부산시청 홈페이지에는 "구청에 제설차 한 대 없다니 어처구니없다" "눈이 그치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직무유기" 라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부산시는 염화칼슘 2천5백18부대와 7백93곳에 보관된 모래로 긴급 제설작업에 나섰으나 한시간 만에 염화칼슘이 바닥났다.

경남도는 오전 7시 공무원 1만4천여명에 대해 비상근무령을 내렸지만 지각한 공무원들이 많고 염화칼슘마저 크게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김해공항에는 제설장비가 12대밖에 되지 않아 1.5㎝의 적설량에도 불구하고 활주로 마비사태를 빚었다.

○…마산에서는 대부분의 시내버스가 운행하지 않은 데다 속도도 시속 10㎞ 이상을 내지 못해 기업과 공장 등에는 지각한 사람이 많았다.

월동장비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운전자들이 곳곳에서 접촉사고까지 일으켜 교통혼잡을 가중시켰다. 마산~진해간 고갯길은 차량통행이 금지돼 비상근무령이 내려진 공무원들과 급한 용무가 있는 시민들은 1시간30분 이상을 걸어서 고개를 넘기도 했다. 김평호(52.회사원)씨는 "이렇게 큰 눈은 태어나서 처음 봤다" 고 말했다.

○…겨울가뭄에 시달리던 제주도 주민들과 어린이들은 눈을 크게 반기는 모습이었다. '제주도 한라산 눈꽃축제' 를 준비했던 주최측은 10㎝ 가까이 내린 눈에 안도했다. 주최측 관계자는 "눈꽃 없는 눈꽃축제가 될 뻔 했는데 정말 다행" 이라고 말했다.

많은 눈을 직접 구경하기가 힘들었던 경남.전남지역 어린이들은 골목길로 몰려나와 눈싸움을 하는 등 폭설을 즐겼다.

○…남해고속도로 산인고개.진주터널 등 경사가 심한 구간에서는 접촉사고가 잇따랐다.

특히 창원터널의 통행이 전면 통제돼 마산.창원에서 부산쪽으로 가려는 차량들이 동마산 인터체인지로 몰리면서 창원.마산시내 도로가 하루종일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렸다.

한편 지리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세석.장터목.벽소령 등 세 산장에 대피해 있던 등산객 57명을 하산시키고 입산을 전면 통제했다.

전국부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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