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야생동물 '식량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폭설에 묻힌 강원도 산간에서 먹이를 찾아 산아래로 내려오다 탈진 상태에 빠진 채 구조되는 야생동물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3시쯤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상월천리 야산 자락에서 허기로 탈진한 35㎏짜리 고라니 한 마리(3년생 수컷)가 동부지방산림관리청 직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산림관리청은 이 고라니를 응급조치 한뒤 보호중이다. 눈이 녹는대로 산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9일에는 제설작업중이던 인제군 육군 을지부대 군인들이 눈속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고 있던 야생 멧돼지 새끼 한 마리를 구조해 보호하고 있다.

몸길이 65㎝·체중 25㎏의 생후 6개월 정도로 추정되는 이 멧돼지는 처음에는 경계심으로 인해 음식을 전혀 먹지 않았지만 10일부터 병사들이 정성껏 만들어 준 죽과 야채,이온음료 등을 먹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지난 8일 전국 2백30개 동물병원을 ‘천연기념물 동물치료소’로 지정,조난당한 동물을 돌봐준 뒤 이를 신고하면 실비 보상해 주기로 했다. 또 올해 예산에도 야생동물 치료비 1억원을 반영했다.

강원도 내 각 시 ·군도 야생동물 먹이주기 운동과 불법포획 감시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강릉=홍창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