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정보 찾기] 지하철역에 가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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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해 연말정산을 앞두고 주민등록등본이 필요했던 金정민(32.회사원.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는 서울대입구 지하철역에서 눈이 번쩍 띄었다.

'지하철 현장 민원실' 이 그 곳. 퇴근 시간을 훨씬 넘긴 오후 9시까지 문을 열어 두고 있었다.

업무 때문에 짬을 내기 힘들었던 金씨는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등본을 신청하고 퇴근길에 찾았다. 고민거리를 단번에 해결한 것이다.

金씨 처럼 낮에 시간내기 힘들거나 맞벌이 부부인 경우 지하철역 민원실을 이용하면 증명서 발급 등 간단한 민원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역에는 '물품 전달 보관소' 가 설치돼 있어 물건을 보내거나 받을 수도 있다. 지하철역을 생활에 1백배 활용하자.

◇ 현장 민원실〓서울 지하철역 가운데 29개에 민원실이 설치돼 있다. 주민등록등.초본, 호적 등.초본을 비롯한 각종 증명서를 발급한다. 세무.법률 등 간단한 민원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민원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관악구가 운영하는 지하철 4호선 서울대입구역 민원실. 지방 출신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의 하숙촌이 있어서 하루 평균 2백30여명이 이곳에 들르고 있다.

1.3.5호선이 만나는 종로3가역에는 2백여명이 이용한다.

양천구청.건대입구.왕십리역 등에는 컴퓨터가 갖춰져 있어 급하게 e메일을 보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할 때 요긴하다.

쌍문.성수역 등에서는 책을 빌려 볼 수 있는 미니 도서관 역할을 하고 있다.

운영시간은 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평일 오전 7시~오후 8시, 토요일은 오전 7시~오후 5시.

그러나 민원서류 발급의 경우 행정전산망이 운영되는 오후 5시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출근길에 미리 신청했다 퇴근길에 찾는 것이 좋다.

이밖에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여의나루.공덕.광화문.종로3가.왕십리.군자.천호역, 7호선 상봉역, 8호선 잠실역에선 아시아나항공 국내선 항공권을 살 수 있다.

◇ 물류 포스트〓아파트는 낮시간에 집을 비워도 경비실에서 택배 화물을 받아두지만 일반 주택가에선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며칠째 물건을 받지 못하면 주말에 시간을 내 해당 택배회사에 직접 가야 한다. 이런 고민도 지하철역에서 해결할 수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지하철 31개역에 물류 포스트인 '해피숍' 이 설치됐다.

예를 들어 물건을 갖고 지방에 가야 할 경우 출근하기 전에 집 근처 지하철역에서 서울역까지 물건을 부친 뒤 직장일을 마치고 찾아서 기차를 타면 된다.

집을 비울 땐 택배 수신처를 역으로 지정해 두면 퇴근길에 짐을 찾아올 수 있다(1588 - 3365).

이곳에서는 또 인터넷 쇼핑몰 '모닝365' (http://www.morning365.co.kr)를 통해 구입한 책.음반 등을 찾아 갈 수도 있다.

서울역.시청.을지로 입구.동대문운동장.잠실.삼성역 등 도심 직장 밀집지역은 물론 노원.하계.천호역 등 주택 밀집지역에도 개설됐다.

평일 오전 8시~오후 9시30분, 토요일 오전 8시~오후 5시 개방한다. 오후 1시.4시30분에 각각 30분씩 식사시간엔 문을 닫아둔다. 공휴일은 휴무다.

◇ 유실물센터〓지하철에 물건을 두고 내렸을 경우 즉시 역무실로 달려가는 것이 좋다. 자신이 몇번째 칸에 탔는지를 말하면 다음 역에 연락해 두고 내린 물건을 찾을 수 있다.

분실한 사실을 30분 이상 지나 뒤늦게 알았을 때는 종착역에 연락해야 한다. 분실 사실을 하루 이상 지나서 알았을 때는 지하철역 유실물센터를 찾아야 한다.

1.2호선은 시청역(753-2408~9), 3.4호선은 충무로역(2271-1170~1), 국철구간은 구로역(869-0089), 5.8호선은 왕십리역(2298-6767), 6.7호선은 태릉입구역(949-6767)에 유실물센터가 있다.

인터넷로스트114(http://www.lost114.com)에서도 지하철에서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준다. 이 사이트에선 지하철 유실물센터로부터 정보를 받아 이를 사진과 함께 게재한다. 가방.핸드폰 등 품목별 검색도 가능하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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