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황금산업 기선 잡아라" 연구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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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올해 정보통신 업계는 유.무선 통합 관련 기술개발에, 가전업계는 전자제품에 멀티미디어 기능을 넣는데 연구력을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생명공학 관련 업체들은 신약 개발, 유전자 기능분석 등 바이오산업에 집중 투자한다.

중앙일보와 산업기술진흥협회가 10일 35개 주요 기업부설 연구소의 올해 운영방향을 조사.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정보통신과 가전분야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차세대 이동통신(IMT-2000)과 유.무선 통합에 따른 네트워크 장비 개발▶가전기기를 인터넷과 연결해 서로 통신이 되도록 하는 블루투스 기술의 상용화 등에 연구력을 모으기로 했다.

두 회사의 올해 연구개발비는 삼성이 2조2천억원, LG는 9천5백억원이다.

삼성전자는 또 지름 30㎝(12인치)크기의 반도체 웨이퍼 양산기술을 개발해 반도체칩의 경쟁력을 크게 높인다는 전략이다.

30㎝ 웨이퍼는 현재 사용하는 20㎝(8인치)짜리의 2.5배 크기여서 한번에 그만큼 많은 양의 반도체칩을 찍어낼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한국통신은 정보 유통을 21세기 주력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기반시스템과 콘텐츠 개발 등에 나선다. 유.무선 통합서비스와 지능망.전자지불시스템 기술개발에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제일제당과 녹십자.유한양행.동아제약은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바이오산업 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유전공학을 바탕으로 신약.신물질.백신개발 등에 적극 나선다.

한국화장품.애경산업은 고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하기 위해 정밀화학에 생명공학 기술을 접목하고, 포스데이타㈜는 인터넷 보안기술 개발과 e-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기반기술의 개발을 시작할 방침이다.

한편 조사결과 대부분의 기업이 투자효율을 높이기 위해 '독자개발' 보다 '아웃소싱' 이나 다른 연구소와의 제휴 등을 통해 연구성과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연구체제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박호군 원장은 "기업들이 단기적이고 생산공정기술 개발 위주에서 미래지향적인 전략기술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바람직한 현상" 이라고 말했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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