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씨 동생 일주씨 시집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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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윤동주의 친동생 윤일주(1927~1985.사진)씨의 시집 '동화(童畵)'(솔)가 최근 출간됐다. 윤씨는 윤동주가 맏이인 3남 1녀 중 셋째이자 차남으로, 1983년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출간했었다.

1.2부로 나뉜 시집에는 모두 65편의 시가 실려 있다. 1부에 실은 시들은 건축공학을 전공한 윤씨가 60년대 들어 대학에 자리잡으며 시쓰기를 그만둘 때까지 20여년간 쓴 것들이다. 2부에 묶인 동시 31편은 87년 동시집 '민들레 피리'로 묶었던 것들이다.

해설을 쓴 시인 김종길씨는 "형제의 시정신은 유난히 천진한 동심(童心)에 닿아 있고, 시심(詩心)은 동심과 상통한다는 점에서 윤씨의 시는 해맑은 심정의 시"라고 지적했다.

"따가운 모랫벌을/모래투성이 된 개구리 한 마리/톡 톡 톡 뛰어가네//沙漠(사막)"('縮圖(축도)' 전문) 김씨는 "가령 '축도'같은 시는 압축된 그림을 제시하고 있어 심정 부각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사막과 같은 광막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개인의 고독과 무력감을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씨는 "윤동주에 이어 윤일주씨도 사후에 시집이 출간된 것도 형제의 운명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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