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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보험 가입 땐 ( ) 안을 유심히 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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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요즘 홈쇼핑 방송에서 12~13%를 차지하는 게 보험이다. 의료실손보험이나 치과보험은 홈쇼핑 대표 인기 상품이다. ‘이런 상품은 업계에 유일합니다’, ‘몇 번이고 보험금을 지급해드립니다’ 등등 쇼호스트의 설명은 당장 가입해야 할 것 같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그만큼 말이 많은 게 홈쇼핑 보험이기도 하다. 홈쇼핑 보험에 대한 소비자 민원은 지난해 크게 늘었다. 금감원이 발표한 보험 불완전판매율(상품 정보를 정확히 알리지 않고 대충대충 판매한 비율)도 홈쇼핑(17.3%)이 설계사(5.5%)보다 4배 정도 높았다.

편리하지만 왠지 믿음직스럽지 못한 홈쇼핑 보험, 똑똑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홈쇼핑보험에 대한 선입견 두 가지를 통해 이를 알아봤다.


◆홈쇼핑 보험은 싼가=소비자들은 홈쇼핑 보험의 보험료가 싸다고 생각한다. ‘설계사를 통하지 않으니까 같은 상품도 오프라인보다 싸겠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보장 내용이 같은 보험이라면 오프라인과 홈쇼핑 상품의 가격 차이는 없다는 게 보험 회사의 설명이다.

오프라인보다 홈쇼핑의 보험료가 싸다면 상품 구성이 달라서다. 보통 홈쇼핑 상품은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꼭 필요한 보장만 골라 만든다. 일종의 저가형 실속 상품이다. 예를 들어 설계사를 통해 파는 의료실손보험은 ‘상해 사망’ 보장이 들어가지만 홈쇼핑에서 팔 땐 이를 빼고 보험료를 낮추는 식이다.

납입기간이나 환급 여부 등의 조건을 오프라인과 다르게 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화재 전략영업지원파트 홍성희 과장은 “홈쇼핑 보험을 볼 땐 꼭 괄호 안을 유심히 보라”고 조언한다. 방송에 나오는 그래픽 중 괄호 안에는 보통 지급제한 사항이 나온다. 예를 들어 ‘치과·한방 보장(급여)’이라고 써있다면, 이는 비급여 항목은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 홈쇼핑보험 방송은 20분 이상 봐야 상품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광고심의 규정상 보험금 면책사항 등이 담긴 필수안내사항은 20분에 한 번 이상 반드시 알려줘야 한다.

◆홈쇼핑 보험은 고객을 속이나=홈쇼핑 방송에선 보험상품의 장점만 부각해서 말하는 게 일반적이다.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라서 허위방송이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정작 고객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항이 방송에서는 빠지거나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가기도 한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가입부터 신중히 해야 한다. 동양생명 추준희 제휴사업팀장은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보거나 상담원에게 전화로 궁금한 것을 꼼꼼히 물어본 뒤에 가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전화상담 내용은 모두 녹취되기 때문에 나중에 상품 정보를 정확히 알리지 않고 대충대충 판매했는지를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상담원이 설명하는 내용을 들으면서 찜찜한 부분이 있으면 바로 물어봐서 답변을 받아야 한다.

보험 계약은 청약 뒤 15일까지는 취소가 가능하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올 4월부터는 홈쇼핑 보험의 경우 취소 가능 기간이 30일로 늘어난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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