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금 딸 때마다 웃는 기업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서울 여의도 63시티 씨월드에서 18일 금메달을 목에 건 킹펭귄들이 밴쿠버 겨울올림픽의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이벤트를 했다. 63시티는 28일까지 올림픽 기간 내 총 금메달 수를 맞히면 미니금메달과 공연 티켓을 주고 관람권을 금메달 수에 따라 할인해 준다. [강정현 기자]

◆대기업 후원 결실=삼성은 스피드 스케이팅의 메달 소식에 크게 고무돼 있다. 1997년 이후 14년째 빙상경기연맹을 지원해온 것이 결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삼성의 지원 규모는 100억원을 넘는다. 삼성 관계자는 “10여 년간 비인기 종목이었던 빙상을 꾸준히 지원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98년 일본 나가노 겨울올림픽에서 이번 밴쿠버 올림픽까지 4회 연속 무선 부문 공식 파트너사로 활동하면서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현대차는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김 선수는 현대차그룹 광고는 물론 각종 행사에서 현대차 브랜드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출연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김 선수의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우승 전후의 홍보효과가 184억원 이상이었다”면서 “겨울올림픽 때는 특정 기업 브랜드 노출을 못 하게 돼 있지만 금메달을 따면 이후에도 세계 언론에서 김 선수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져 미디어 노출이 크게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겨울올림픽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모태범의 17일 시상식 장면. 유니폼 오른쪽 가슴에 붉은 색 린 로고가 보인다. [밴쿠버=연합뉴스]

◆중소기업 브랜드 ‘대박’=기능성 워킹화 전문업체인 린코리아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메달 시상대에 오를 때마다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선수들이 입고 있는 유니폼에 선명하게 박힌 회사의 붉은색 ‘RYN’ 로고가 전 세계 매체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린코리아는 대한올림픽위원회와의 협약에 따라 2013년까지 스포츠 의류 부문 공식 후원사로 활동 중이다. 린코리아 노현철 부장은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벌써부터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복 전문업체인 ‘INS102’도 신이 나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 대표단이 자사가 만든 경기복을 입기 때문이다. 비록 경기복에 나이키 로고가 붙어 있지만, 엄연히 자사가 만들어 나이키에 납품한 것이다. 봅슬레이 대표단이 입는 경기복도 INS102가 만든 것으로, 여기엔 INS102의 로고가 부착돼 있다. 전동철 이사는 “INS102는 세계빙상경기연맹의 인증을 받은 세계 4대 업체 중 하나”라며 “프랑스·스웨덴·호주·중국 선수들도 우리 회사 경기복을 입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 이벤트=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1일까지 ‘대한민국 선수단 선전 기원’ 경품 이벤트를 개최한다. 한국이 금메달 8개를 획득하면 추첨을 통해 1등 한 명에게 1억원, 2등 20명에게 1000만원, 3등 200명에게 100만원씩 총 5억원의 상품권을 제공한다.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 9개를 획득하면 당첨 금액이 2배로 올라간다. 17일까지 33만 명이 응모했을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보광훼미리마트는 이달 말까지 ‘금메달 기원 빅페스티벌’을 벌이고 있다. 훼미리마트에서 상품을 산 후 영수증에 표기된 번호를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당첨된 이들에게 다양한 경품을 준다.

화장품 업체인 에이블씨엔씨는 24일 피겨스케이팅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면 27일 하루 미샤화장품의 전 품목을 30% 할인 판매한다.

글=이상렬·염태정·최지영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