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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정시모집 대학보다 '학과' 중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2001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마감 결과 수험생들이 대학보다는 학과를 보고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직 진출 가능성이 크고, 단기적인 취업 전망이 좋은 분야 순으로 학과를 선택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지원한 수험생들의 수능점수 차이는 5점 이하로 분석됐다. 고득점자가 넘쳐난 데 따른 것이다.

수능성적 인플레에 불안감을 느낀 수험생들은 종래처럼 간판.서열 위주로 지원 대학을 정하기가 어려웠다.

그 결과 서울대가 독식해 왔던 수능 고득점자들을 여러 대학이 나눠 갖는 효과도 나타났다.

바뀌는 입시제도 때문에 일단 대학에 합격한 뒤 재수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경향도 있었다.

◇ 대학보다는 학과=자연계는 의대, 인문계는 법대.경영대로 쏠리는 인기 위주 지원경향이 과거 어느 때보다 심했다.

이들 분야는 모집군별 구별없이 경쟁률이 치솟았다. 강릉대 치의예과의 경쟁률은 37.1대1로 전국 의.약학 계열이 있는 대학 중 가장 높았다.

가군의 한림대 의예(10.3대1)와 라군의 동국대(경주) 의예(29.2대1)는 수능 고득점자들이 상당수 몰렸다.

법.경영계열에서는 용인대 경영(나군.야간)이 1백대1이 넘는 경쟁률로 전국 최고를 나타냈다. 이에 반해 다.라군을 제외한 가.나군 전형 대학의 어문.인문계열과 순수 기초과학 계열엔 지원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고려대의 한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너무 전문 자격증 취득이나 취업 같은 단기적 실리만을 따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고 말했다.

서울산업대.우송대 등 산업대에서는 취업이 잘되는 학과에서 경쟁률이 높아졌다.

◇ 고득점자 대학 분산=고려학력평가연구소가 정시모집 지원자들의 수능 점수를 조사한 결과 서울대의 경우 인기.비인기학과 합격자의 예상 수능 평균점수 차이가 5점 이하, 인기 학과간에는 1~2점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대의 지난해 정시모집에서는 인문계 학과간 합격자 수능 평균점수는 최고 11점, 자연계 학과간은 15점 차이가 났었다.

연세대.고려대 역시 지원 학생간 수능점수 차이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 논술.면접고사가 합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한양대 입시 관계자는 "쉬운 수능 덕분에 많은 대학이 우수 학생을 공유할 수 있게 돼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2001 대입 정시모집 지원 상황

(http://www.joins.com/series/2001univ/2001_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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