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반역리(造反逆理)의 비밀이 풀렸다."
자민련 고위 당직자는 민주당 의원 3인의 입당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종필(金鍾泌.JP.얼굴)명예총재는 지난해 12월 29일 부산에 가면서 '기존 질서를 바꾸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 는 뜻의 이런 송년 휘호를 남겨놨다.
이 당직자는 "우리 당을 교섭단체로 만들어주는 대가로 DJP공조라는 숙명을 거스르지 않고 받아들이겠다는 암시였다" 며 무릎을 쳤다.
JP가 이 말이 송년 휘호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서 교섭단체 문제의 연내 해결을 재촉했다는 관측도 있다.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 머물고 있는 JP는 입당파 3인과 통화에서 "진심으로 환영한다. 어려운 용단을 내려줬다" 고 치하했다.
특히 JP는 "속으로나 겉으로라도 나와 친하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이 된적 없다" 고 말했다고 한다. 명예총재실 관계자는 "교섭단체 구성에 반대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한 불편한 심사를 표시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5일 상경할 JP는 12일 한.일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일본에 간다. 그래서 그 사이에 "DJP회동이 이뤄질 것이며, 양당 공조회복을 선언하는 자리가 될 것" 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자민련은 희색이 가득하다. 교섭단체가 되면 분기별 국고보조금이 14억원(현 5억8천만원)으로 늘고, 국회직 직원 11명을 배분받는다. 개각이 있으면 자민련 몫의 확대가 뒤따를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다만 그전에 JP가 강창희(姜昌熙)부총재 등 당내 강경그룹의 반발을 무마시켜야 할 부담은 남아 있다.
姜부총재는 30일 자민련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교섭단체 해준다면서 자민련을 인질 괴뢰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 며 교섭단체 신청서에 도장날인을 거부했다.
정진석(鄭鎭碩)의원도 "부끄럽고 더러운 방법" 이라고 반발했다. 모 의원은 "배기선 의원 같은 동교동계 직계가 우리 당에 온 것은 합당의 전주곡 아니냐" 고 말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에선 "교섭단체 구성이란 명분이 워낙 커 JP가 직접 나서면 강경파들은 누그러질 것" 으로 보고 있다.
김정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