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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조반역리 속뜻] 연내 교섭단체 해결 암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조반역리(造反逆理)의 비밀이 풀렸다."

자민련 고위 당직자는 민주당 의원 3인의 입당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종필(金鍾泌.JP.얼굴)명예총재는 지난해 12월 29일 부산에 가면서 '기존 질서를 바꾸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 는 뜻의 이런 송년 휘호를 남겨놨다.

이 당직자는 "우리 당을 교섭단체로 만들어주는 대가로 DJP공조라는 숙명을 거스르지 않고 받아들이겠다는 암시였다" 며 무릎을 쳤다.

JP가 이 말이 송년 휘호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서 교섭단체 문제의 연내 해결을 재촉했다는 관측도 있다.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 머물고 있는 JP는 입당파 3인과 통화에서 "진심으로 환영한다. 어려운 용단을 내려줬다" 고 치하했다.

특히 JP는 "속으로나 겉으로라도 나와 친하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이 된적 없다" 고 말했다고 한다. 명예총재실 관계자는 "교섭단체 구성에 반대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한 불편한 심사를 표시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5일 상경할 JP는 12일 한.일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일본에 간다. 그래서 그 사이에 "DJP회동이 이뤄질 것이며, 양당 공조회복을 선언하는 자리가 될 것" 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자민련은 희색이 가득하다. 교섭단체가 되면 분기별 국고보조금이 14억원(현 5억8천만원)으로 늘고, 국회직 직원 11명을 배분받는다. 개각이 있으면 자민련 몫의 확대가 뒤따를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다만 그전에 JP가 강창희(姜昌熙)부총재 등 당내 강경그룹의 반발을 무마시켜야 할 부담은 남아 있다.

姜부총재는 30일 자민련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교섭단체 해준다면서 자민련을 인질 괴뢰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 며 교섭단체 신청서에 도장날인을 거부했다.

정진석(鄭鎭碩)의원도 "부끄럽고 더러운 방법" 이라고 반발했다. 모 의원은 "배기선 의원 같은 동교동계 직계가 우리 당에 온 것은 합당의 전주곡 아니냐" 고 말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에선 "교섭단체 구성이란 명분이 워낙 커 JP가 직접 나서면 강경파들은 누그러질 것" 으로 보고 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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