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마크] 듀폰 '상담 프로그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듀폰 코리아의 사내 소회의실은 매주 목요일 오후에는 직원 상담실로 바뀐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직원들의 고민.애로사항 등을 상담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직원들이 정신적.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취지로 직원은 물론 배우자나 가족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신학대학원에서 '가족 치료학' 을 가르치고 있는 김용태 박사가 매주 3~4명 정도 예약을 받은 뒤 상담을 하고 있다.

한 번 상담을 신청한 사람은 보통 4~5회 가량 지속적으로 상담해준다. 김박사는 상담자가 원할 경우 회사 밖에서 만나기도 한다.

직원들은 직장 내 문제를 비롯해 결혼 생활.자녀 와의 갈등.스트레스 등 사적인 문제까지 다 털어 놓고 전문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1백70명의 직원 가운데 34명이 상담을 받았고, 해외 근무 발령 등을 계기로 가족 전체가 상담을 받은 경우도 다섯 차례나 된다.

회사 관계자는 "부서 이동으로 갑자기 업무 환경이 바뀌면서 일에 대한 중압감으로 고민하던 직원이 이 상담을 받은 뒤 적응을 잘 하는 등 직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며 "현재 2주일 분량의 상담 예약이 밀려 있다" 고 말했다.

2002년이면 2백년 역사를 맞는 듀폰의 미국 본사는 지난 1940년대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전 직원의 약 11%가 상담을 받았다고 한다.

김정원 인사담당 전무는 "듀폰의 기업이념 중 하나인 인간존중을 실천하기 위해 마련한 사원 사기 진작 프로그램" 이라며 "직원들이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회사가 도와줌으로써 결과적으로는 회사 운영에도 도움이 되도록 한 제도" 라고 설명했다.

김남중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